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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만 인상?…총선 우려에 '땜질 처방' 택하나[이정주의 질문]

산업일반

    '산업용 전기'만 인상?…총선 우려에 '땜질 처방' 택하나[이정주의 질문]

    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이정주 기자


    [앵커]
    매주 화요일, 질문하는 기자 시간입니다. 어제 비가 그치고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습니다. 본격 겨울철 앞두고 전기, 가스 등 난방 수요가 몰리는 시기인데요. 정부가 조만간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미뤄오던 요금 인상안을 이제 하는 건데, 주택용과 일반용은 빼고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합니다. 오늘은 질문하는 이정주 기자와 함께 전기요금 이야기 한번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네, 반갑습니다. 산업부 이정주입니다.
     
    [앵커]
    질문하는 기자 코너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아닌 다른 주제를 다루는 건 처음인데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정부가 산업용 전기만 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공식 발표가 되기 전이라 아직 검토 중인 단계입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역시 검토 단계는 이미 99% 끝났고, 산업용만 소폭 인상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도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잖아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모두 40%가량 올려서 여름엔 냉방비 폭탄 이런 말도 있고 했는데, 전기요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가요?
     
    [기자]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문제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등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들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재차 일고 있다는 겁니다. 총부채만 200조원을 초과한 한전은 올해 말 누적 적자가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전은 원자력과 LNG, 석유 등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해서 판매합니다. 에너지 원자재를 해외에서 조달 후 이를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도매요금과 소매요금 간 차이에 따라 실적이 요동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말하면 역마진 구조가 문제군요. 전기요금 인상을 꺼려하는 건 인지상정인데, 모든 영역을 다 같이 올리지 않고 굳이 산업용만 올리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물가 인상 우려 때문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전기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공공물가를 자극해서 연쇄적인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시장에 풀린 돈을 거두기 위해 미국 연준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 중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죠. 이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물가가 재차 오르면서, 서민들 입장에선 높은 이자와 고물가 등 이중고에 처하게 되면서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앵커]
    산업용 요금 인상으로 인한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산업용 요금제는 광업과 제조업 등에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계약 전력 300킬로와트(㎾) 이상 조건이죠. 산업용 전기의 특징은 전체 전력 중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겁니다. 지난해 전체 전력 판매량 중 산업용은 약 54%를 차지했습니다. 주택용은 15%, 일반용은 23% 등인 점을 고려하면 산업용은 전체 전력의 과반이기 때문에 요금 인상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산업용 전기가 OECD 기준으로 가격은 어떤가요?
     
    [기자]
    우리나라는 산업용, 주택용 등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OECD 회원국 주택용 및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을 2022년 시장환율 기준으로 뽑은 통계를 보면 전체 38개국 중 주택용은 35위였습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106.8 달러/MWh로 평균인 196.1달러의 54%에 불과했습니다. 산업용도 같은 기준으로 보면 30위였는데, 95.3달러로 평균인 144.7달러의 65.8% 수준이었습니다. 주택용과 산업용 전기 둘 다 싼 건 맞지만 굳이 말하면 산업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한전의 경우엔 추가 요금 인상이 없으면 부도 위기까지 몰릴 수 있다고 하던데요. 자금을 더 이상 조달할 방법도 없는 겁니까.
     
    [기자]
    한국전력 채권, 줄여서 한전채라고 하죠. 이미 지난해 말 국회에서 한전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친 금액의 5배로 늘리는 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올해 적립금이 대폭 감소하면서 내년 한전채 한도는 약 70조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올해 2분기 말 기준 한전채 발행 잔액이 약 80조원을 초과한 상태라 추가적으로 발행 한도를 늘리지 않는 이상 채권 발행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앵커]
    근본 원인은 소매를 도매 가격보다 더 싸게 팔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역마진 구조로 보이는데요. 해결책이 있을까요?
     
    [기자]
    결국 '원가주의 회복'이 해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산자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동철 한전 사장은 "에너지를 95%가량 수입하는 나라에서 원가보다 싸게 전기를 공급하게 하는, 현 시스템으로는 절대 운영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때는 소매 전기요금도 함께 오르고, 내릴 때 같이 내리는 철저한 '원가주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오늘은 여기까지 듣고 이어지는 유튜브 뒷담에서 좀 더 논의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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