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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책임지지만 보육기관 아니다?' 대책 없는 유아체능단 폐강

부산

    '돌봄 책임지지만 보육기관 아니다?' 대책 없는 유아체능단 폐강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유아체능단 사업 중단 결정
    학부모들 일방적 폐지에 반발…"돌봄 공백 위기"
    법적으로 보육기관 아닌 체육시설에 해당
    돌봄 역할하지만 보호 장치 없어…돌봄 정책 사각지대 지적

     지난 7일 유아체능단 학부모들이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앞에서 유아체능단 폐지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 제공지난 7일 유아체능단 학부모들이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앞에서 유아체능단 폐지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 제공
    보육기관 역할을 해온 민간 위탁 체육시설의 유아 프로그램이 일방적으로 폐강을 결정하면서 학부모들이 대책 없는 '돌봄 공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아 교육을 자처해왔음에도 법적으로 체육시설일 뿐이라며 운영자 측과 부산시 모두 폐강에 대한 대책을 외면하고 있어 돌봄 정책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부산시사회체육센터는 지난달 30년가량 운영해온 유아체능단 사업을 내년 3월부터 중단한다는 통지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갑작스러운 폐지 결정에 학부모들은 지난 7일 부산시청을 방문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아체능단에 다니는 150여 명이 당장 내년부터 다닐 교·보육 시설을 찾기가 어려워 돌봄 공백에 놓일 위기라는 게 학부모 측 주장이다. 또한 학부모들은 운영자 측이 일방적인 폐지 통보 후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데다, 부산시도 폐지 후 아동들의 거취 등 돌봄 문제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해당 유아체능단은 민간 업체가 부산시로부터 시 소유 체육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부산시는 법률 상 교육기관이 아닌 체육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운영자들이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하더라도 시에는 책임이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학부모 측은 센터가 모집부터 '누리과정 기반 정부의 교육과정' 내용을 홍보했다며 대체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한 학부모는 "모집할 때는 누리과정을 내세워 유치원과 같은 기능을 하는 더 우수한 시설이라고 홍보했다. 이제 와서 불리하니 일반 체육시설일 뿐이라며 시설과 부산시 모두 폐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체능단의 2023년 교육활동 안내문. 누리교육과정 기반 교재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부모 제공유아체능단의 2023년 교육활동 안내문. 누리교육과정 기반 교재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부모 제공
    일반 어린이집과 사설 유치원의 경우 폐원하기 위해서는 원아가 모두 다른 보·교육 기관으로 전원하는 등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어린이집은 관할 구청에 원아에 대한 전원 조치 계획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폐원 신청을 할 수 있다. 인근 어린이집이 정원이나 입소대기 등 문제가 있을 땐 지자체가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사립 유치원의 경우에도 유아교육법에 '폐쇄 이유가 타당해야 하고, 유아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학부모와 협의 후에 원아가 인근 유치원 등 다른 보·교육 시설에 다닐 수 있도록 배치 절차를 사전에 모두 마무리해야 폐원이 가능하다.
     
    반면 유아 체육 프로그램의 경우 단순 체육시설에 해당해 법적으로 아동 전원 절차 등 제도적 보호 장치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사실상 지역사회에서 보육기관의 역할을 하지만 아무런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또 아동 보육기관을 자처하다가도 필요에 따라 다니던 아동의 거취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폐지할 수도 있어 돌봄 공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유아체능단은 체육시설에서 자체 프로그램으로서 운영해와 보육시설로 보기는 어렵다"며 "시나 지자체에서 보육기관으로 관리나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폐쇄에 대해서도 별도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기존의 소극적인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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