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의붓어머니가 사별한 남편의 고향을 찾았다가 실종됐다는 정황을 꾸며 수사에 혼동을 주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살인·시체유기 혐의로 40대 남성 배모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배씨는 지난달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의붓어머니 이모씨 집에서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이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배씨는 범행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오전, 아버지 고향인 경북 예천을 찾아 피해자 이씨의 휴대폰을 유기한 뒤 다시 서울 영등포구의 자택으로 복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범행 다음날인 21일 새벽 1시쯤 렌터카를 빌려 자택에 있던 이씨의 시신을 싣고 예천을 다시 찾았다. 이후 사전에 물색해 둔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배씨가 이씨의 사망을 실종으로 둔갑하는 등 수사에 혼동을 주기 위해 예천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배씨는 이씨 명의의 통장에서 30만 원을 인출한 뒤 렌터카 비용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는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지난 13일 동사무소 복지담당 공무원이 이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이씨 통장에서 3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한 직후 단순 실종 사건에서 살해 의심 사건 수사로 전환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직후 휴대전화를 끄고 도주한 배씨는 지난 17일 오후 8시 20분쯤 경기도 수원 소재 모텔에서 배씨를 체포했다. 이튿날인 18일 오전 10시 30분쯤 경북 예천의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된 이씨 시신을 발견했다.
한편 배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9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