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빈(오른쪽). 세계태권도연맹 제공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이 2024년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다빈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3년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67kg 초과급 결승에서 기권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결승 상대인 레베카 맥가윈(영국)은 준결승에서 당한 부상으로 기권했다.
이로써 이다빈은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대회 전까지 올림픽 랭킹은 5위(321.34점)였지만, 이번 우승과 함께 최종 421.34점을 기록하며 3위권으로 올라설 예정이다. 올림픽 자동 출전권은 5위까지 주어진다. 다만 10위권까지 근소한 점수 차로 경쟁하고 있었기에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해야 자력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다빈의 통산 5번째 월드 그랑프리 우승이다. 앞서 2018년 타오위안, 2019년 로마, 2022년 로마와 파리에서 우승했다. 올림픽 랭킹 16위까지 출전하는 파이널 우승은 처음이다.
이다빈은 "너무도 힘든 한 해였다. 부상도 많았고, 마음처럼 성적도 내지 못해 부담이 많이 됐다. 올해 그랑프리 첫 우승을 여태껏 한 번도 이루지 못한 파이널에서 이뤄 두 배로 기쁘다"면서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어서 부담이 많이 됐다. 비슷비슷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올림픽 티켓을 걸고, 발차기 하나 소중히 실수가 없도록 했다. 정말 죽었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너무 잘 돼 다행"이라고 웃었다.
파리 올림픽은 이다빈의 두 번째 올림픽이다. 이다빈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다빈은 "부상 없이 체력을 더 강하게 키워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태권도는 이다빈의 여자 67kg 초과급을 포함해 남자 58kg급과 80kg급 등 총 3체급에서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확보했다. 자동출전권을 부여한 2016년 리우 올림픽 이후 가장 적은 티켓이다.
아직 기회는 있다. 오는 16일부터 중국 우시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연맹(WT) 그랜드슬램 결과에 따라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 올림픽 랭킹과 별도로 그랜드슬램 랭킹 체급별 1위 국가에 자동출전권이 주어진다. 현재 남자 58kg급 정우혁(한성고)이 1위, 68kg급 강재권(삼성에스원)이 2위, 80kg급 박우혁(삼성에스원)이 3위, 여자 57kg급 김유진(울산시체육회)이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올림픽 랭킹 6위로 밀려난 남자 68kg급 진호준(수원시청)의 경우 올림픽 랭킹 1위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가 그랜드슬램 랭킹도 1위로 마치면 자동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은 "변명의 여지 없이 아쉬운 결과이다. 이번 대회에서 4체급을 목표로 했는데 이루지 못해 너무 아쉽다"면서 "우리 선수들과 달리 유럽과 외국 선수들의 전력이 상당히 우수해졌다. 앞으로 더욱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말 그랜드슬램을 통해 남녀 2체급 이상 추가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준(한국가스공사)과 박태준(경희대)이 모두 올림픽 랭킹 5위 안에 든 남자 58kg급은 국내 선발전을 치른다. 정우혁이 그랜드슬램 랭킹 1위를 기록하면 3명이 경쟁한다. 남자 80kg급도 박우혁이 자동출전권을 가져올 경우 서건우와 마지막 경쟁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