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한국부동산원 제공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꺾였다. 올해 5월 넷째주(22일 기준) 이후 6개월 반만에 다시 상승세가 꺾인 것인데 집값 하락의 지지선 역할을 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상승폭이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 커진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들은 시장의 변화를 꾸준히 모니터하면서 가격 메리트 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 선별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번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1% 하락, 전세가격은 0.07% 상승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01%) 대비 하락폭 유지됐다. 수도권(-0.01%→-0.01%)과 지방(-0.02%→-0.02%)은 하락폭을 유지했고, 서울(0.00%→-0.01%)은 하락 전환했다.
서울은 지난해 5월 마지막주(30일 기준) 하락전환한 뒤 1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해 5월 넷째주(22일 기준) 상승전환한 뒤 전국 집값 상승세를 주도해왔다. 지난주 지방(0.00%→-0.02%)과 수도권(0.01%→-0.01%) 하락전환에도 보합으로 버텼지만 결국 이번주엔 하락 전환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성동(0.02%→0.05%)과 동대문(0.03%→0.04%), 광진(0.02%→0.03%) 등 일부 지역은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강남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이 보합 또는 하락전환했다. 강남(-0.04%→-0.05%)은 낙폭을 키웠고 양천(0.03%→0.00%)은 하락전환했다. 강남권에서 상승세를 주도했던 송파(0.01%→0.00%)도 이번주 보합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은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매수관망세가 확대되고 매물 가격 하향 조정 사례가 나오며 매물 가격이 조정되는 단지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등 서울 전체가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인천은 이번주 0.05% 내리며 전주(-0.07%)보다는 낙폭을 줄였다. 중구(-0.11%)와 계양(-0.08%), 미추홀(-0.08%) 등 인천 8개 지역구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지역에선 낙폭을 줄이며 인천 전체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
경기는 이번주 0.01% 내리며 하락 전환했다. 하남(0.17%→0.22%)과 광명(0.05%→0.07%) 등은 상승폭을 키웠지만 과천(0.28%→-0.02%)과 화성(0.05%→-0.01%) 등 강한 상승세를 이어왔던 지역들이 하락전환했고, 대부분 지역들에서 상승세가 잦아드는 모양새다.
전세가격은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세는 주춤해졌다. 이번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7% 오르며 지난주(0.08%)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수도권(0.14%→0.11%)과 서울(0.16%→0.14%)은 상승폭이 축소됐고, 지방(0.03%→0.03%)은 상승폭이 유지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번주 0.14% 오르며 전주(0.16%)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성동(0.20%→0.26%)과 송파(0.23%→0.26%), 동대문(0.17%→0.21%) 등은 상승폭을 키웠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며 서울 전체 상승세는 진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매수심리 위축으로 매매수요 일부가 전세로 유입되면서 선호 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중이나 일부 단지는 임대인과 임차인간 거래 희망가격 격차가 커 가격이 하향조정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보합전환했던 인천은 이번주에는 0.01% 오르며 다시 상승전환했다. 중구(-0.14%)와 동구(-0.05%)는 하락했지만 서구(0.08%)는 정주여건 양호한 청라·가정동 주요단지 위주로, 남동(0.04%)은 논현·구월·간석동 위주로 상승하며 인천 전체가 상승전환했다.
경기는 이번주 0.12% 오르며 전주(0.1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수원 영통(0.32%)과 화성(0.30%), 하남시(0.30%) 등 경기 내에서 실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경기 전체 상승세는 진정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내년까지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하락 보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해는 정책이 전면 완화되면서 거래량 증가와 하락폭 감소가 이어졌지만, 하반기부터 대출 관련 제도가 강화되는 등의 영향으로 매입 여력이 줄면서 하락 전환 지역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종민 기자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경기 불확실성 등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여건을 감안하면 집값이 당분간은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새 국토부 장관 지명자가 규제 완화를 시사한 이상 이에 따른 기대감이 일부 작용할 수 있고, 가격이 어느 정도 더 조정되면 일부 지역에는 다시 수요자들이 들어올 여지가 있고 내년 하반기에 금리인하 기대감과 신생아특례대출 등 신규 정책금융 가능성도 있어 내년에는 강보합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들은 시장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대응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조정장 초입이기 때문에 서둘러 집을 사기보다는 관망하는게 좋을것 같다"면서도 "여러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을 종합해볼 때 2022년처럼 집값이 다시 급락하거나 장기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부터 새해 3월까지는 약세, 4월부터 6월 말까지는 약보합세, 7월부턴 보합세 혹은 강보합세 전환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며 "실수요자들은 시장 흐름은 주시하되 타이밍에만 의존하지 말고 고점 대비 20~30% 싼 가격 메리트 있는 매물이 있을때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