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전북이 동네북이냐"면서 의원 수 10개 사수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 : 전북CBS <노컷뉴스 전북의 오늘>
■ 진행 : 유연수 아나운서
■ 출연 : 정동영 전 전주병 국회의원
◇ 유연수>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전북 중진 정치인들이 출마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전북 전주와 정읍고창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정동영, 유성엽 전 의원이 어제 도의회를 찾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같은 당인 민주당 현역 의원을 따돌리고 공천권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정동영 전 국회의원 연결해 봅니다. 의원님, 나와 계시죠?
◆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 유연수> 먼저 선거구 획정 관련해서 질문을 드릴게요. 이번 안에 따르면 전북 의석이 1석 줄어들게 되는데 이와 관련해서 의원님은 '전북이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이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 정동영> 네.
◇ 유연수> 하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반론도 나오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좀 답변하실까요?
◆ 정동영> 동네북 맞죠. 그러니까 우리가 밥으로도 살지만 자존심으로 살잖아요. 그런데 전라북도의 자존심이 형편없이 짓밟힌 것입니다. 인구 감소는 강원도도 줄었고,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수도권 빼놓고는 다 인구가 줄어요. 대한민국 전체 인구가 1년에 20만씩 줄고요. 그런데 이 전라, 충청, 경상, 강원 7개 도 가운데 다른 데는 다 놔두고 전라북도만 콕 집어서 의석을 하나 줄였어요. 표적이죠, 표적. 전라북도가 무슨 동네북이냐. 새만금 예산을 80%를 줄이지 않느냐, 또 국회 의석을. 사실 우리가 1948년 5월에 뽑았던 제헌국회는 198개 선거구였어요, 초대 국회에서 198명을 뽑았거든요. 그때 전라북도가 20개 선거구에서 20명 뽑았습니다. 그 비중이 10분의 1이 넘어요. 그런데 이제 300명 중에 9명이면 3%밖에 안 돼요. 정치적으로 이렇게 형편없이 발언권이 줄어들면 그나마라도 존재감이 없는데 10명에서 9명으로 숫자까지 줄어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동네북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 유연수> '형편없이 짓밟혔다.' 이런 강한 어조로 말씀하셨는데 어디나 인구가 줄고 있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일단 선관위가 정한 획정안은 국회에서 한 번 더 심의를 거치게 되잖아요. 이것 뒤집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 정동영> 물론입니다. 지금 국회 다수당이 어딥니까? 민주당입니다. 180석 뽑아줬고 현재도 170석 가까이 됩니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거든요. 민주당의 의지 문제입니다. 그동안 전라북도가 얼마나 전폭적인 지지와 애정을 민주당에 보냈습니까? 그렇다면 민주당이 이 문제만큼은 성의를 가지고, 왜 충청도, 경상도는 다 그대로인데 전라북도만 하나 줄어야 하는 것입니까? 이것 민주당이 해내야 합니다. 전라북도가 강하게 요구해야 하고 현역 의원분들이 정말 마지막 도리를 한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똘똘 뭉쳐서 해내야 합니다.
◇ 유연수> 민주당이 성의를 가지고 대응한다면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 정동영> 그렇습니다.
◇ 유연수> 이런 획정 문제도 있고 연일 여기저기서 출마 선언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어요. 의원님도 내년에 출마하시나요?
◆ 정동영> 조만간 결심해서 도민 여러분께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이명박 정부와도 성격이 다릅니다. 박근혜, 이명박 시대에 우리 역사가 퇴행, 뒷걸음질했지만 이 윤석열 정부는 퇴행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변칙적 사건입니다. 변칙적 사태예요. 영어로는 해프닝 같은 정권인데 이 정권을 합법적으로 빨리 끝내거나 아니면 방향을 수정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년 총선인데 지금 민주당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제대로 싸우지 못해요. 살찐 고양이 같은 입장이라고 할까요? 뭐가 그렇게 두렵고 눈치를 보는지 제대로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윤석열 정권에 맞서지 못하는 그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야 우리 도민들의 그런 맺힌 것도 풀어드릴 수 있고 그런 차원에서 출마를 고심하고 있습니다.
◇ 유연수>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는 민주당의 모습에 좀 답답함을 느끼신 것 같은데 그런 것이 출마를 고민하게 된 배경이 되겠네요.
◆ 정동영> 네, 맞습니다.
◇ 유연수> 지금 전주병으로 출마하시면 김성주 의원과의 리턴 매치, 당내 경선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 정동영> 호남 지역에서는 사실 당내 경선이 곧 당선이나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호남은 다 경선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동영이든 누구든 다 공정하게 정정당당하게 당원들의 심판 또 시민들의 심판으로 경선을 치러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 유연수> 지금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진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상황인데 3선 이상의 민주당 중진, 호남 중진들의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 의원님은 어떻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정동영> 험지 출마와 관련해서는 정동영이 원조입니다. 제가 전주에서 국회의원 하다가 스스로 후배에게 양보하고 어디로 갔느냐, 서울 강남구에 출마했습니다. 강남을구에 출마했습니다. 서울 강남은 대구보다 더 힘든 곳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다 지나놓고 보면 그것은 부질없는 판단입니다. 험지에 간다고 해서 당에 무슨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쨌든 그때 도민들의 요구가 '왜 정동영 같은 사람이 전주에 있느냐. 서울로 가라.' 그래서 서울 강남에 출마한 적도 있죠.
◇ 유연수> 과거에 험지 출마를 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고요. 알겠습니다. 지금 민주당 간판으로 나오느냐, 아니면 다른 선택지도 있냐 이 부분도 관심이거든요. 제3정당 합류는 좀 고민해 보셨나요?
◆ 정동영> 그럴 일 없습니다. 저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민주당에서 정치를 끝낼 작정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대안인 이재명 후보를 앞세워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전라북도가 살길이고 또 대한민국이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 유연수> '민주당 말고는 다른 선택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지금 이낙연, 조국, 송영길 신당 등 실제 신당이 뜰 가능성은 얼마나 보시는지요?
◆ 정동영> 그 가능성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러나 국민 지지를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당은 시대정신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과연 충족될 수 있을지 의문이고요. 현재는 민주당 강화론이 맞습니다. 하나로 뭉쳐서 이겨도 큰 차이로 내년 총선을 이기는 것, 이것이 우리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 유연수> 신당 창당으로 야당이 분열하기보다는 민주당을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그러면 2016년도에 국민의당이 굉장한 바람을 일으켰잖아요.
◆ 정동영> 그때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때는 전주도 마찬가지고 전라북도, 전라남도 광주 모두 당시 문재인 민주당에 대해서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굉장히 실망했고 제3당 다당제를 희망하는 그런 바닥 정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마는 그러나 그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고요. 이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합심해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 이것이 도민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연수> 네,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 하나 드릴게요. 윤석열 대통령이 새 방송통신위원장으로 특수통 검사 출신인 김홍일 권익위원장을 지명했어요. 이 인사는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정동영> 바로 윤석열 정권의 폭정, 학정의 하나인데 특수통 검사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해서 MBC, KBS, JTBC, SBS 같은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기도인데 성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번이 136명째 검사 기용입니다. 금융위원장, 환경부, 노동부, 교육부, 검찰, 법무부는 물론이고, 대통령실은 물론이고 지금 권력기관에 쫙 깔았는데, 대한민국 검사가 2,100명이에요. 그중에 136명을 차출해 지금 대한민국을 주무르고 있어요. 그런데 김홍일 방통위원장 내정자라는 분은 저와 관련이 있습니다. 2007년도 대통령 선거 그때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쪽에서 이명박 후보를 BBK라고 BBK 사건 있잖아요. 이게 이명박 씨 것이다, 이렇게 고발해서 사건이 빚어졌는데 그때 김홍일 검사가 '맞다. 이것 이명박 씨 것 같다. 제3자 소유다.' 이렇게 검찰 수사 결과를 밝혔어요. 그런데 그러고 넉 달 뒤에 대통령 선거에서 저와 이명박 씨가 붙게 됐잖아요. 그때는 김홍일 씨가 떡 나와서 '이 BBK는 이명박 씨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유연수> 불과 네 달 만에 자기 의견을 뒤집은 것이네요?
◆ 정동영> 넉 달 만에 뒤집고 나서 이명박 정권 5년 내내 꽃길을 걸었죠. 이분이 윤석열 검사를 자기 부하로 데리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부하복이 있었던 것이죠. 이제 부하가 대통령이 됐으니까 지금 권익위원장에 이어서 방통위원장을 시키는 것인데 저는 이것은 아마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도 제대로 검증해서 방송 장악 음모를 분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유연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