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한 매길 유펜 총장. 연합뉴스펜실베이니아대(유펜) 엘리자베스 매길 총장이 9일(현지시간) 사임했다.
매길 총장은 최근 미 의회에서 대학내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학내·외의 거센 비판과 함께 총장직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매길 총장은 이날 "놀랍도록 훌륭한 대학의 총장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특권이었다"며 "대학의 중요한 사명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수진, 학생, 교직원, 졸업생 및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과 협력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매길 총장은 후임 총장이 임명 되는대로 로스쿨 교수진의 일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매길 총장은 지난 5일 미 하원 교육위가 진행한 청문회에서 "대학내에서 '유대인 학살' 주장은 유펜 행동 강령에 위배되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답해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이에 미 하원 교육위는 유펜의 교육 과정 전반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백악관은 물론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매길 총장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스톤릿지 자산운용 창립자인 로스 스티븐스도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매길 유펜 총장이 보인 행태에 경악했다"며 "1억 달러(약 1300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철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매길 총장은 급기야 대학 웹사이트에 올린 영상에서 "(유대인 혐오) 발언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미국 헌법에도 부합하는 우리 대학의 오랜 정책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소용이 없었다.
한편 매길 총장과 같이 청문회에 출석해, 대학내 '유대인 혐오'를 '표현의 자유'라고 말했던 하버드대 클로딘 게이 총장도 사퇴 압박 등 학내·외의 역풍에 무릎을 꿇었다.
게이 총장은 전날 학내 신문을 통해 "유대인 공동체에 대한 폭력과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위협을 요구하는 것은 하버드에서 설 자리가 없으며,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