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연합뉴스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폐회를 하루 앞두고 나온 합의문 초안에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 문구가 빠졌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가 작성해 공유한 합의문 초안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조치가 제안됐지만,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관한 문구는 빠졌다. 앞서 이전에 공유됐던 합의문 초안에는 이 문구가 들어가 있었다.
산유국인 미국과 캐나다, 노르웨이를 비롯해 유럽연합과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 등 100개 이상의 나라들이 처음으로 석유 시대의 종말을 약속하는 합의를 추진해왔지만, 주요 산유국들은 이에 반대해 왔다.
올해 총회에선 이 문구를 두고 각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폐회 하루 전까지 공동선언문 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초안에는 '단계적 퇴출' 대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공정하고 질서 있게, 공평한 방식으로 화석연료의 소비와 생산을 모두 줄이는 내용 등이 포함된 8개의 옵션이 제시됐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을 3배로 늘리거나, 배출가스 저감 장치 없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신속한 폐기와 신규 허가 제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확충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환경 싱크탱크 E3G의 알덴 메이어 선임연구원은 "각 국가가 원하는 것을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일품요리 메뉴"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할 것을 많은 사람들이 촉구해 왔으며, 이번 10년 동안 획기적인 감축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회의에서 발언했다. 또, EU측 수석 협상가는 기자들에게 "(초안은)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불충분하고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