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아본단자 감독, 틸리카이넨 감독. KOVO 제공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자 프로배구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남자 프로배구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머리를 맞댄다.
대한배구협회는 18일 "2024년도 각급 국가대표팀 지도자 및 선수 선발과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구성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협회는 이를 통해 국가대표 선발과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여자위원회에는 이탈리아 출신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눈에 띈다. 아본단자 감독은 1996년부터 이탈리아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불가리아, 캐나다, 그리스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다.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터키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자네티 베르가모 등 유럽 리그 수준급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최정상급 감독이기도 하다. 아본단자 감독과 함께 여자위원회는 김철용 위원장, 고희진 정관장 감독, 김정아 W Datavolley Stat 대표, 신승준 KBS N 아나운서, 박주점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장, 조완기 대전용산고 감독으로 구성됐다.
남자위원회에서는 핀란드 출신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국가대표 선발과 운영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1987년생인 틸리카이넨 감독은 30살이라는 이른 나이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 프로배구 나고야 지휘봉을 잡았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 8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후 2시즌 연속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어낸 명장이다. 이 밖에도 남자위원회에는 노진수 위원장을 비롯해 김정근 문일고 감독, 박주점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장, 조선웅 레프코리아 대표, 최천식 인하대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합류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성인 국가대표 선수 대부분이 프로 선수인 점을 감안해 대한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 프로 구단 감독은 꾸준히 합류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임 경기력향상위원회에도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 간의 사전 협의에 따라 프로 구단 감독과 연맹 인사가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최근 한국 배구의 국제 무대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남자 배구는 올해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3위, 아시아선수권대회 5위 등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를 기록하며 노 메달 수모를 당했다.
여자 배구도 마찬가지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기록했고, 아시아선수권에서 역대 최하인 6위에 머물렀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5위에 그쳤고,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는 7연패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국제 무대에서 줄곧 성적을 내지 못하며 위기에 빠진 한국 배구가 살아날 수 있을까. 외국인 명장까지 합류한 2024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성과가 대표팀 성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