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과 길거리 등지서 수백 차례 불법촬영을 한 10대 청소년이 재판에 넘겨졌다. 교사노조는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검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A(19)군을 기소했다. 지난 6일 법원은 A군에 대해 범행 중대성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군은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자신이 다니던 모 고등학교 여자화장실과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 화장실, 주변 거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불법 촬영한 혐의다.
검경 수사 결과 불법 촬영 피해자만 학교 교사, 학생, 관광객 등 모두 200여 명이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A군이 불법 촬영 영상물 1개를 주변에 유포했지만, 얼굴은 전혀 보이지 않아 피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월 18일 해당 학교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서 A군이 몰래 설치한 휴대전화가 발각되면서 드러났다. 학교 교사가 동영상 촬영 기능이 켜진 휴대전화를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 여자 화장실 칸 바닥에 놓인 갑 티슈 안에는 A군이 켜두고 간 휴대전화가 있었다. 본격 수사가 시작되자 A군은 경찰에 자수했다. 학교 측은 지난 11월 7일 A군을 퇴학 처리했다.
제주지방검찰청. 고상현 기자도내 교직원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법촬영 피해자인 담임교사가 학교 측으로부터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교사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가해자 담임교사는 사건 초기 교감의 지시로 가해자 집에 가정방문을 했다. 이후 극심한 불안 증세로 병가를 신청했지만, 7차례 반려됐다"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담임교사는 당시 잠재적 피해자일 수도 있는 자신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업무 불가 수준의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사노조는 가해자에 대한 엄한 처벌과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