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을 도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27일 "심화수학을 신설할 경우 사교육이 유발되고 학생·학부모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심화수학을 신설하지 않더라도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학생의 수학적 역량과 심화학습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 수능 선택과목 '미적분'에 포함된 수열의 극한, 미분법, 적분법과 '기하'에 포함된 이차곡선, 평면벡터, 공간도형과 공간좌표는 수능 출제 범위에서 제외된다.
수능 수학 출제 범위가 비교적 쉬운, 이른바 '문과수학'으로 불리는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축소되는 것이다.
교육부 제공상위권대 의대나 이공계, 심화수학 교과에 대한 평가 강화할 듯
입시업계에서는 심화수학이 수능 선택과목에서 제외됨에 따라, 상위권 대학 의대나 이공계열에서는 심화수학 교과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일부 상위권 대학 의대나 이공계열에서는 정시에서도 심화수학 과목에 대한 내신 평가가 추가될 수 있고, 수시에서도 논술, 면접 등을 통해 심화수학에 대한 평가가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모집에서 대학들이 심화수학 과목에 대한 내신 성적을 반영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수험생들은 전공 연계 과목에서의 내신성적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내신의 부담감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화수학 과목인 미적분Ⅱ와 기하는 고교에서 진로선택과목에 포함돼 있는데, 학생이 이를 이수 했는지, 성적은 어땠는지 체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능 수학 난도 높아질 수도…변별력 확보 위해
또한 심화수학이 수능에서 배제되면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수학의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소장은 "수학 시험 범위가 현행 문과 범위로 사실상 축소됨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학의 난도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선택과목 없이 모든 영역을 통합형 수능으로 치르게 되면서 문과생이 의대나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 대표는 "외고나 국제고가 기존 문과계열 진학 중심에서 이공계, 의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선호도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어려운 과목인 수학과 과학탐구 중요성이 높아질 듯
수능에서는 또한 어려운 과목인 수학과 과학탐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문과나 이과 학생 모두 수학 시험을 공통과목으로 치르기 때문에 수학과목에 대한 점수 변동성이 지금보다 아주 커졌다"며 "수학 최상위권은 현재 수능에서보다 이과 성향의 학생들이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8대입에서는 아무래도 수학과 과학탐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계나 자연계 학생 모두 수학과 과학탐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되면서 내신의 변별력은 떨어지는 반면, 수능의 중요도는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