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여야 갈등으로 계류 중인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1월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을 찾아 김 의장을 예방했다. 김 의장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저도 공직생활을 오래 하다가 정치권에 온지 20여년이 되다 보니까 갈수록 점점 더 정치의 본질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며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나 다 같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건 똑같은데,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라는 것은 적어도 20~30만의 국민들이 선출한 사람들"이라며 "국민의 대표로 회의체를 구성해서 모든 일을 회의체를 통해서 결정해 나간다. (내가 상대하는 상대방) 뒤에 있는 20~30만명이 그 분을 살펴보고 따라 다닌다. 이걸 염두에 두면서 그분만 대하는 게 아니라 뒤에 있는 20~30만을 생각해서 그 분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의 본령을 해나가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위원장이 용모도 스마트하고, 머리도 스마트하고, 말씀도 스마트하더라. 잘해나가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의장님을 여러 차례 다른 자리에서 장관을 하면서도 뵐 기회가 있었다. 의장님이 그런 품격과 상생의 기본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하시는 것 보고 존경해왔다"며 "오늘도 좋은 말씀 해주셨는데, 그 말씀 항상 기억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저는 이제 여당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리고 항상 이런 상황에서의 충돌이 없을 수 없는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그런 부분을 잘 생각하면 공통점을 잘 찾고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한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을 언급하며 "동료 시민들과 함께 그분들의 삶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말씀에 공감했다"며 "그렇게 하려면 먼저 동료 시민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그것을 도우려는 노력부터 시작하면 많은 국민들이 한 위원장의 진정성을 느끼지 않겠나"고 했다.
이후 이뤄진 비공개 회동과 관련, 국회의장 조경호 비서실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장께서 한 위원장께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여야 합의로 1월 9일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의 답변을 묻는 말에 조 실장은 "딱 여기까지만 발표하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