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 사진공동취재단배우 이선균의 발인이 오늘(2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장지는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된 후 유해는 경기도 광주 삼성엘리시움에 봉안될 예정이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많은 동료가 찾아 추모했다.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한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이기우는 28일 인스타그램에 "언젠가 조그만 횟집에서 동생들 모아 배부르게 사주시고 실컷 수다 떨고 마시고 '기우야 이렇게 보니까 너무 좋다. 또 보자' 잊으실 만하면 연락드려서 귀찮게 해 드릴걸. 동생들 모아놓고 한 번이라도 더 불러낼걸. 이렇게 찾아뵈어서 너무 죄송하고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썼다.
이어 "누구보다 소탈하고 선했고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했던. 기억하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형"이라고 글을 맺었다.
가수 윤종신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일보다는 아이들 얘기, 동네 얘기들을 나눴던⠀따듯한 아빠, 이웃이었던 선균이. 이게 함께한 마지막 사진이 되었네. 고생했어. 이제 아파하지 말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배우 이연희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마음이 아프네요. 동료이자 선배였던 그분께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은데 이제 전할 수 없네요. 함께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을게요"라는 글을 올려 애도했다.
래퍼 타이거 JK는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이선균 배우의 왕팬이었습니다. 우연히 평소 너무 좋아하던 배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프랑스 칸 영화제에 참석할 기회가 생겨, 그곳에서 어리둥절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어요. 제가 칸에 있다는 걸 알고 바쁜 와중에 거꾸로 저를 응원해 주러 찾아와 주셨는데, 잔뜩 긴장한 날 챙겨주고, 반겨주고, 정말 오랜 친구처럼 편히 새벽까지 저와 제 스텝 하나하나 챙기는 모습에 정말 감동이었습니다"라는 글로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너무 멋지고 선한 분이셨습니다. 그 후로 더 큰 팬이 되었죠. 한국으로 돌아와서 용기를 내어 연락드리고 꼭 그때 너무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가족분들의 마음이 위로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바랐다.
배우 박호산은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지만 부고장을 받고서야 그제서야… 나에겐 선균이 보단 동훈이였던 선균아, 동훈아, 내 동생아. 니가 무얼 했던 난 정말 널 믿어.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으면… 식장에 가봐야 하는데, 좀 무섭다… 어쨌던 가볼 거야, 오늘"이라고 적었다.
박호산은 "이따가 말 못하더라도 이 말 가지고 가. 난, 널 아는 우리 모두는, 정말로 정말로 널 믿어. 이왕에 누웠으니 편하게, 이제 두 다리 쭉 뻗고, 상심 모두 지우고 날리고 편하게 자렴, 편하게 쉬렴. 따뜻했던 동생아"라고 전했다.
가수 하림은 일리야 밀스타인의 '뮤즈의 복수' 그림을 올린 후 "하루 종일 마실 수밖에 없는 오후가 너무 길다. 그냥 시간이 가서 언젠가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질 시간을 맞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한순간 돌아선 대중의 사랑에 대한 배신감과 그들의 관음증에 대한 응징으로 그렇게 사라진 게 아니었을까. 잔인한 이 세계를 부디 용서해 주세요"라고 썼다.
배우 송선미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나 힘들었니? 이제는 편히 쉬렴. 마음의 평화와 함께"라고 썼다. 방송인 배철수는 이선균과 같이 찍은 사진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배우 김고은은 별다른 글귀 없이 고인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인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이선균은 드라마 '베스트극장'의 '태릉선수촌'을 비롯해 '하얀거탑'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나의 아저씨' '검사내전' '법쩐'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옥희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우리 선희' 등 홍상수 감독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던 이선균은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임금님의 사건수첩' '화차' '끝까지 간다' '킬링 로맨스' 등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났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에서 자수성가한 IT 기업 CEO 박사장 역을 맡아 주목받았다. '기생충'은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기록했다. 이선균은 이 작품으로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을 받았다.
올해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잠' 등 두 편의 영화가 모두 칸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제76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잠'은 비평가주간에 각각 초청됐다.
그러나 인천경찰청이 이선균을 마약 투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보도가 지난 10월 나왔고,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이선균은 10월, 11월, 12월 총 3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간이시약검사를 포함해 모발과 다리털 등을 제출, 네 차례 마약 검사를 받은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숨진 이선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