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안철상(오른쪽)-민유숙 대법관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1일 퇴임한다. 두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원은 두 달가량 대법관 두 자리 공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안철상 대법관(66·사법연수원 15기)은 29일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하는 헌법기관"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외부의 부당한 영향이나 내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함께 퇴임식을 가진 민유숙 대법관(58·사법연수원 18기)도 "저의 후임 대법관을 포함해 앞으로 성별과 나이, 경력에서 다양한 삶의 환경과 궤적을 가진 대법관들이 상고심을 구성함으로써 대법원이 시대의 흐름을 판결에 반영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취임사에서 다짐했던 것처럼 한쪽의 시각이 아니라 모두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우리 사회의 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두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원은 한동안 대법관 두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됐다.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이달 신임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인 8일 안 대법관과 민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을 찾기 위한 인선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새로운 대법관 인선 작업 마무리는 빨라야 내년 3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원조직법 제42조 제1항 각 호의 직에 재직한 기간(법조경력)이 20년 이상이고, 45세 이상인 자가 대법관 천거 대상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3배수로 후보를 추천하면 이 중에 대법원장이 두 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취임한다.
최근 사례인 서경환·권영준 대법관의 경우를 보면 지난 4월 3일 임명 절차가 시작돼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이 6월에 임명 제청했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7월 19일 대법관에 임명됐다.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야가 총선 모드에 들어가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는 것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결국 내년 1월 1일 두 대법관의 퇴임으로 인한 대법관 공석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