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상푸 전 중국 국방부장. 연합뉴스중국 국방부 수장의 갑작스런 낙마에 이어 군 고위 간부 9명이 줄줄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의원직을 박탈 당하는 등 국방비리와 관련된 군 사정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장전중, 장위린, 라오원민, 쥐신춘, 딩라이항, 뤼훙, 리위차오, 리촨광, 저우야닝 등 9명을 전인대 대표 직무에서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전인대는 중국의 국회격이다.
앞서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0월 24일 회의를 열고 리상푸를 국방부장, 국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직에서 모두 면직했다. 그는 지난 8월말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는데 그의 면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켓군의 장비 조달 비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지난 7월말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가 2017년 10월 이후 발생한 조달 관련 부패와 범죄 신고를 받는다는 통지를 발표한 뒤 로켓군 수뇌부가 대거 물갈이 되거나 구속됐고, 한달 뒤 리상푸도 실종됐다.
리상푸는 총장비부 부부장, 전략지원부대 부사령원,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등 주로 장비 조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당시 그의 면직 사유에 대해 대만 정보기관 국가안전국(NSB)의 수장인 차이밍옌 국장은 "최근 리상푸가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에 연루됐으며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해당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이번에 9명의 군 고위급이 전인대 대표직을 박탈 당한 것 역시 리상푸와 마찬가지로 군사 장비 조달 비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9명의 군 고위급 가운데는 로켓군, 중앙군사위 장비개발부 소속 고위직이 다수였다.
이에 대해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번 파면 결정으로 로켓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주로 로켓군과 관련돼 이전에 소문이 무성했던 무기 비리 사건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젠원 대만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주임도 "리상푸의 낙마는 이번 인사들의 파면과 관련이 있고, 인민해방군이 큰 사건을 적발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연루될지 현 단계에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지난 2달여간 공석이었던 국방부장 자리에 둥쥔 전 인민해방군 해군 사령원을 임명했다. 중국 국방부장에 해군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둥성 옌타이 출신인 둥쥔 신임 국방부장은 북해함대 부참모장과 동해함대 부사령원, 해군 부참모장, 남부전구 부사령원, 해군 부사령원 등 해군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