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사진현재 14억 명인 중국의 인구가 2100년에는 5억 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2012년 1600만 명에 달했던 중국의 신생아 수가 10년 뒤인 2022년에는 1000만 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며 "전문가들은 2023년에는 900만 명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013년 1300만 쌍이 혼인신고를 했지만, 2022년에는 절반 가까이 준 680만 쌍에 불과했다.
2022년 기준 중국의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은 1.09명이었다. 2년 전 1.30명과 비교해서도 하락세가 가파르다.
특히 WSJ는 "중국이 35년 동안 이어온 '한 자녀 정책'을 지난 2015년 폐지했을 때, 정부 관계자들은 폭발적인 '베이비 붐'이 일어날 것으로 했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다"며 "분유와 기저귀 등 유아용품을 만들던 회사들이 이제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관련한 황당한 일화를 소개하며, 중국 정부의 안이한 '저출산 대책'을 꼬집기도 했다.
'한 자녀 정책'이 시행중이던 지난 2014년 장 모씨는 둘째를 갖기로 결정한 뒤, 당국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먼 친척집에 머물며 출산을 했다.
1년 뒤 집에 돌아온 장 씨는 둘째 출산과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10,000달러의 벌금을 받았고, 더 이상 임신을 할 수 없도록 강제 수술을 강요받았다.
그런데 몇 달 뒤 '한 자녀 정책'이 폐지됐고, 장 씨는 이번에는 당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녀를 가지도록 격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불과 몇 달 전에 강제 불임 수술을 강요했던 당국이 180도로 바뀌어 출산 장려를 독려하는 괴이한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한때 중국 일부 여성들은 자녀를 더 낳는 것에 대한 처벌을 피하려고 동분서주했으나, 이제는 더 많은 자녀를 가지라는 정부의 압박에 쫓기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해석했다.
'한 자녀 정책' 폐지 후 중국 정부의 출산 장려 캠페인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중앙 정부는 강요보다는 격려·장려에 더 의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군인 가족 등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곳 등이 국가의 출산 정책 시행에 앞장서고 있는 정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국가 지원을 받는 전중국여성연맹 회의에서 "여성 분야의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해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여성이 직면한 위험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출산하지 않는)여성을 사회 안정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간주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경제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인해 '부모의 삶'에 회의를 품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젊은 여성들도 계속되는 정부의 출산 장려 등에 지쳤고, 자녀 양육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희생해야하는 상황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사회학과 왕펑 교수는 이같은 원인으로 중국 사회에 두 가지 상충되는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내에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점점 더 가부장적인 정책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공산당 정치국의 고위 관리 20명 중 여성은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에서 38계단이나 하락해 2023년 146개국 중 107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