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살인 용의자 이모씨.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 다방에서 홀로 영업하던 여성 점주들을 각각 살해한 이모(57)씨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일산서부경찰서는 전날 이씨를 체포한 뒤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교도소 생활을 오래하면서 스스로 약하다고 느꼈었다"며 "평소 술을 마시면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진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점주와 다툼을 하다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말과 이달 5일 고양과 양주 다방에서 60대 여성 점주들을 각각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도주행각을 벌이다가 전날 오후 10시 44분쯤 강릉시 한 노상에서 붙잡혔다.
이후 이날 오전 2시쯤 일산서부경찰서로 이송된 그는 현금이나 성범죄 등 범행 의도가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 다방에서 점주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어머니가 연락이 안 돼 운영하시는 가게에 갔는데 문이 잠겨있다"는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 가게 안에 숨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의 시신에서 목이 졸린 흔적 등이 발견되자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유력한 용의자로 이씨를 특정해 추적에 나섰다.
그러던 중 전날 오전 8시 30분쯤 양주시 광적면의 한 다방에서도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직원 1명을 두고 다방을 운영했고 사건 발생이 추정되는 당일 밤에는 남자 손님 1명이 있었지만, 시간이 늦어지자 직원은 먼저 퇴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음날 출근한 직원은 숨져있는 B씨를 발견했다. B씨의 시신에서도 목이 졸린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을 정밀 감식한 결과 고양 다방 살인 사건과 동일범임을 확인하고 이씨를 공개수배했다.
전과 5범 이상인 이씨는 지난해 11월 절도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 후 출소해 약 두 달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