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채용된 탈북민 북한 연구자 조현정 박사. 연합뉴스 탈북 후 국내에서 신문배달과 보험설계, 골프캐디 등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북한 연구자로서 국책연구기관 공채에 당당히 응시해 채용됐다. 지난 2003년 입국한 여성 탈북민 북한 연구자 조현정(48세)씨이다.
통일연구원은 9일 북한인권 연구 등의 활성화를 위해 최초로 여성 탈북민 북한연구자인 조현정 박사를 (교육학 박사)을 부연구위원으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북한인권 침해실태를 이해하고 국내외 공감대 확산을 위하여 북한이탈주민 제한경쟁으로 조현정 부연구위원을 채용했다"는 설명이다.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조현정 부연구위원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직장에서 기계톱에 오른쪽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됐다.
고교졸업 후 광산에 취업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됨에 따라 두 차례 중국으로 탈북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강제북송까지 당하며 고초를 겪었다. 결국 제3국 공관을 거쳐 지난 2003년 8월 27세의 젊은 나이로 한국에 입국한다.
이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신문배달, 보험설계, 골프캐디 등 여러 직장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학업에 대한 갈망은 계속됐다. 이에 어려움 속에도 공부를 시작해 2013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교육학 학사, 2016년 이화여대 북한학 석사, 2020년 이화여대 문학(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탈북민으로서는 처음으로 통일연구원에 채용된 조현정 부연구위원은 "북한에서의 삶과 경험, 한국에서의 삶 등을 연구에 녹여 통일한국에 기여하고자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탈북민에 대한 고정관념은 분단이 만들어낸 상처로, 함께 치유해나갈 수 있도록 북한사회연구, 북한주민 연구자로서 이바지 하고싶다"고 강조했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장애를 얻은 여성 탈북민 북한 연구자를 처음으로 채용해 북한인권침해의 실태를 이해하고 북한인권개선 공감대 확산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