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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 "의대정원 최소 1천명 이상 늘려야…'350명'은 국민기만"

보건/의료

    보건노조 "의대정원 최소 1천명 이상 늘려야…'350명'은 국민기만"

    핵심요약

    의대 학장들, 내년도 입시 적용 적정규모로 350명 제시…'교육 질 저하' 우려
    대학들 희망수요는 2배 안팎↑…"350명으론 응급실 뺑뺑이 등 무엇도 해결 못해"
    "1천~3천 명 늘리고 추후 조정해야…의료계 여론전에 휘둘려선 안 돼" 정부 압박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제공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제공
    의과대학 학장·교수 단체가 의대정원 증원 적정규모로 '350명'을 제시한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의대 확대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론전이자 협박"이라고 반발했다.
     
    보건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300명 규모 증원은 '눈감고 아웅' 하는 국민 기만"이라며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 요구로 감축한 351명을 복원하는 것으로 필수의료·지역의료 살리기 대책이 아닌 '생색내기용' 증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50명으로는 (필수의료 인프라 문제가 야기한)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 소아과 오픈런, 원정 출산 및 진료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과 불편을 해소할 수도 없고, 지역의료 붕괴와 불법의료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해결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대 학장들이 설립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목표한)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반영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40개 의대에서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단체는 정부와 매주 의료현안협의체를 진행 중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마찬가지로 "의대 입학정원은 최근 불거진 필수·지역의료 위기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총 증원규모는 의학교육 질의 저하를 막고 교육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향후 의료인력의 수급 양상과 필수의료 확충의 가시적인 성과를 지켜보면서 추가적인 조정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노조는 이를 두고 "(정부가 실시한)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에도 한참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전국 40개 의대의 증원 희망규모는 내년도 입시 기준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이었다. 조사대상 기간 중 마지막 연도인 2030년도는 2738명~3953명으로 조사됐다.
     
    대체로 현 정원인 '3058명'의 2배 안팎을 늘려야 한다고 보는 셈이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보건노조는 "KAMC는 교육자원 확충과 재정투입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지만, 수요조사 당시 최대치는 현재의 교원과 교육시설 보유 역량으로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하며 늘릴 수 있는 규모였다"며 "최대치는 의대에 추가 교육여건을 확보했을 때 증원이 가능한 규모"라고 짚었다.
     
    이어 "의대 교육여건을 문제삼는 KAMC의 주장은 의대 정원 증원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 절반 가까이(47.4%)가 의대정원 '1천 명 이상' 증원을 원한다고 응답한 작년 말 노조의 여론조사 결과도 재차 인용했다.
     
    노조는 "많은 연구기관들과 전문가들이 10~25년 후 2만 명에서 2만 7천 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의대정원 규모를 1천 명 이상 대폭 증원해야 한다는 합리적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제공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제공
     
    또한 "의대정원 확대 규모를 정할 때 단지 현재 의료서비스 이용량과 활동의사 수, 연령 추이, 인구구조 변화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의사인력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의료현장의 진료실태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필수의료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과 연이은 당직으로 '번아웃'에 내몰린 인력 상황, 그로 인한 의료사고 위험과 환자안전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할 때 의대 적정 확대규모는 "최소 1천 명에서 3천 명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장래 의사 공급과잉을 우려해 의대 정원을 동결하거나 소폭 확대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19년째 의사 정원 동결로 의사인력이 대거 필요한 만큼 의대 정원을 (먼저) 대폭 확대하고 이후 의사공급 과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라고 밝혔다.
     
    증원 기간 등은 추후 필수·지역의료 의사인력 충족 여부, 의료시스템과 인구구조 변화 등의 요인을 반영해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노조는 "정부는 더 이상 의대정원 증원을 최소화하려는 의료계의 여론전에 휘둘려서는 안 되며, 3월 의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성과를 만들려는 강경세력의 협박에 굴복당해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규모를 최소화하는 데 '야합'한다면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강력한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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