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시민분향소. 황진환 기자공군 생활 중 성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보도 이후 이 중사와 통화했던 동료에게 녹취파일을 요구한 공보장교들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공훈정보실의 공보장교 A씨와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공군이 이 중사를 보호하지 않고 회유와 협박을 계속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자, '사망자가 신고를 망설였다', '사망자에 대한 2차 가해는 없었다'는 내용이 보도되게끔 다른 군인으로부터 이 중사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검찰은 "피고인들이 이 중사 동료에게 녹음파일 제공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군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무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뉴스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인식하에 요청한 점, '오보를 바로 잡겠다'라는 인식으로 녹취파일 제공을 요청한 점 등을 들어 직권 행사의 목적이 부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의 행위가 공보활동을 위해 관련 부서 또는 기관 등에 자료 제공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직무상 권한을 불법·부당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절차나 방법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더라도 그 위법·부당의 정도가 직무 본래의 수행이라고 평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무죄 판단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