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 PGA 투어 제공"마지막 퍼트로 인해 아쉽게 끝난 것 같네요."
안병훈(33)도 허탈하게 웃었다. 약 1.3m(4피트 3인치) 버디 퍼트를 잡으면 2차 연장으로 갈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앞서 그레이슨 머리(미국)의 약 12m(38피트 7인치) 버디 퍼트에 흔들렸을까. 안병훈의 퍼트는 홀을 비껴갔고, 첫 우승의 꿈도 날아갔다.
안병훈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44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기록했다.
안병훈은 "마지막 퍼트로 인해 아쉽게 끝난 것 같다. 하지만 골프가 한 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72홀을 쳐서 지금까지 온 것이기에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연히 아쉬움은 남는다. 잘 치고 있었는데, 자만하지 말라는 느낌으로 다가온 것 같다. 아직 열심히 해야 하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버텼다. 중간에 좋은 샷도 나왔고, 버디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마지막 퍼트에서 실수를 해 실망스럽다. 나흘 동안 실수를 했기에 마지막 퍼트를 탓하고 싶지 않다. 더 센트리 4위, 소니 오픈 2위를 했는데 마지막 마무리가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연장에 앞서 치른 마지막 18번 홀(파5)도 아쉬운 장면으로 남았다. 안병훈은 두 번째 샷을 홀에서 약 4m(13피트 7인치) 거리에 붙였다. 퍼트를 성공하면 이글이었다. 아쉽게 이글 퍼트가 빗나갔고, 버디와 함께 연장에 들어갔다.
안병훈은 "거리가 딱 3번 아이언 거리였다. 아마도 맞바람에 243야드였을 것이다. 3번 아이언을 풀 스윙으로 쳤고, 정확하게 원하는 곳으로 갔다"면서 "퍼트도 잘했는데 브레이크를 잘못 읽었던 것 같다. 모든 샷이 좋았지만, 이글을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2024년 출발이 좋다. 개막전 더 센트리에서 단독 4위에 올랐고, 소니 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안병훈은 "(비결은) 감사함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몇 달을 쉬면서 매 라운드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돌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면서 "골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나와 가족에게는 큰 의미가 있지만, 어깨에 짊어진 짐을 조금은 덜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힘든 출발을 하고 라운드 중에도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가 있었기에 두 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