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 장평농공단지 내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 쌓인 폐기물. 김한영 기자전남 장흥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기준을 초과한 폐기물을 보관하고 있지만 장흥군은 폐기물 처리 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 업체 봐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전남 장흥군 장평농공단지 내 한 폐기물 처리업체.
처리업체 앞 마당에는 폐어망과 폐그물 등 각종 폐기물이 곳곳에 무분별하게 쌓여 있다. 폐기물 옆으로 다가가니 악취가 코를 찌른다.
이곳은 지난 2021년 공장이 부도처리 돼 폐어망과 플라스틱 등 폐기물 3천여 t이 무단으로 쌓여 방치되고 있다.
부도가 난 폐기물 업체는 지난 2021년 한 사업자가 경매를 통해 매입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22년 9월 장흥군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해당 사업자는 야외에 쌓인 폐기물 3천t을 전부 치우는 조건으로 장흥군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사업자와 업체는 장흥군으로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폐기물을 치워달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제때 치우지 못했고 올해 6월까지 폐기물 처리 기한을 연장받았다.
전남 장흥군 장평농공단지 내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 쌓인 폐기물. 김한영 기자현재까지 무단으로 방치된 폐기물 3천t 가운데 2400t 정도가 치워졌을 뿐이다.
이 업체는 "그동안 쌓여있는 폐기물을 치우느라 2023년 하반기부터 새로 폐기물을 받았다"면서 "폐기물을 받아 버는 돈보다 기존에 쌓여있던 폐기물을 치우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달 평균 200t씩 치우고 있어 오는 6월 말까지는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업체가 처리를 위해 보관할 수 있는 폐기물 양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데도 관할 감독 기관인 장흥군은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폐기물 처리기한만 연장해 줬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 업체는 쌓여 있는 폐기물을 처리하느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폐기물을 받아 처리작업을 했다고 밝혔지만 취재 결과 지난해 1월부터 A 조선업체 측으로부터 새로 폐기물을 받아 처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다 이 업체는 올해 A 조선업체 측으로부터 위탁까지 받아 일반쓰레기도 처리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현재 이 업체에는 수년째 쌓여있는 600t을 포함해 야적 허용치인 450t을 넘는 폐기물이 보관돼 있다. 이처럼 야적 허용치를 훌쩍 넘어섰지만 장흥군은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폐기물 처리 기한만 연장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장흥군이 폐기물 처리업체에 대해 지나친 편의를 제공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또 폐기물이 야외에 적치돼 침출수 발생 등 환경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장흥군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거기에 드는 국비와 군비를 업체측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어 계속 폐끼물을 치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면서 "오는 6월까지 전부 치우지 못할 때 행정적인 조치를 진행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폐기물 처리업체는 폐합성 수지 등 폐기물이 입고되면 원료를 선별해야 한다. 폴리에틸렌(PE)와 폴리프로필렌(PP) 선별해 원료로 납품한다. 이후 재활용이 어려운 잔재물 등은 절단작업을 거친 뒤 소각장으로 보내 소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