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30 엑스포 개최지가 사우디 리야드로 결정되자 부산시민들이 아쉬워하는 모습. 정혜린 기자예산 수백억원을 쓰고도 참패로 끝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과정의 문제점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부산시의회에서 나왔다.
24일 오전 열린 부산시의회 제31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반선호(비례대표·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시는 '119대 29'로 참담하게 끝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를 숨기기에 급급한 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 의원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 엑스포 유치 전담 조직인 2030엑스포추진본부에서만 2년간 예산 600억원가량을 집행했다"며 "부산시 전 부서에서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예산과 194억 3천만원의 기부금까지 더하면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은 2년간 엑스포 유치를 위해 80박 109일간 해외 출장을 하며 여비로만 부산시 예산 12억 3600만원을 썼다"며 "엄청난 예산을 쓰고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29표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일머니'에 패배했다는 핑계와 '외교망이 확충되고 국가 위상이 올라간 측면도 있다'며 정신승리 자평으로 끝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참패를 '졌지만 잘 싸웠다'로 둔갑시키는 것은 실패 원인과 향후 계획이 궁금한 시민 눈높이에 맞는 대처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반선호 부산시의원. 부산시의회 제공반 의원은 "결과 예측이 빗나간 사유는 무엇인지, 외교력이나 정보력에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최종 프레젠테이션 문제점까지 엑스포 유치 과정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며 "이에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본부에 자료를 요구했으나 기밀, 외교 관련이라는 사유로 문서 공개를 거부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번 처참한 패배는 결코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서는 안 된다. 유치 과정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 대책을 세우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참패를 숨긴 채 또다시 실체 없고 겉만 번지르르한 '글로벌 허브 도시'를 내세우기보다는 '엑스포 유치 백서'에 시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부터 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