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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흔들' 공급망 '우려' 반도체 '소폭 반등'…韓 수출 미지수

산업일반

    배터리 '흔들' 공급망 '우려' 반도체 '소폭 반등'…韓 수출 미지수

    핵심요약

    반도체 회복세지만…배터리 등 韓 주력 수출 '주춤'
    홍해 물류 대란 장기화…운송비용 급상승 '공급망' 적신호
    글로벌 경쟁, 선진국 도약 과정…주력 첨단기술 집중 필요성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글로벌 경기 둔화로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찍었지만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와 미래차 등 주력 품목 경쟁력이 하락하는 가운데 홍해 물류 대란을 계기로 공급망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올해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IT 업계 특성상 고금리 기조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8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하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에 반등하기 시작해 올해 초까지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와 함께 경기 회복 등이 겹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를 포함한 6대 첨단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최근 4년 동안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와 이차전지, 미래차, 로봇,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6대 산업의 우리나라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은 25% 불과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중국(14.5%)에 이어 점유율 2위(8.4%)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독일과 대만, 미국 등에 역전당하며 5위로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는 13.0%에서 9.4%로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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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력 수출 품목인 이차전지 역시 12.7%에서 7.6%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폭발하면서 이차전지 산업 역시 크게 성장했지만, 최근엔 전기차의 판매가 주춤해지면서 이차전지도 즉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주주 서한을 발표했는데, 연간 차량 인도량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매년 약 50% 안팎의 성장 가이던스를 발표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미 자동차 기업인 포드도 최근 전기 픽업트럭 모델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감소한다고 밝혔다. F-150 라이트닝에는 우리나라 기업인 SK온의 NCM9 배터리가 탑재된다. 제너럴모터스도 투자액만 약 5조 원에 달하는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 간 연기하기로 했다.
     
    전기차 산업의 침체로 우리나라 이차전지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HM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21년 117.1%를 기록한 이후 2022년 65.2%, 2023년 26% 등을 기록했다. 올해는 23.9%로 지난해 대비 3%포인트 정도 하락이 예상된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운송 요충지인 홍해 인근에선 지난해 11월부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공급망 위기를 맞았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 중이다.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에 맞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반격에 나섰지만, 홍해 인근 무력 충돌은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문제는 해상 지름길이 막히면서 물류 운송 비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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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로 향하는 중동산 석유 등 운송 비용은 180%가량 올랐고, 중동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는 해상 운송 비용도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을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해 홍해를 이용하고 있던 우리 기업들의 부담도 서서히 커지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25일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비상대책반 회의를 열고, 일단 수출 바우처의 물류비 지원한도를 1천만 원 더 확대하기로 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엔 하반기 수출 바우처 지원을 앞당기는 등 추가 대책을 계획 중이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들의 회복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급망 문제까지 겹치면서 수출과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와 함께 수출 회복을 위해선 일정 부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IT 관련 중간재 수출에 특화돼 있다"며 "HBM 반도체와 OLED 디스플레이 등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해서 키워 나가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업계 관계자도 "선진국과 중진국 사이에 끼어 있는 상태라 현재는 상위 레벨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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