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열린 고 채 상병 영결식에서 해병대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故) 채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 사망사고 유가족들이 국회에 모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더불어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TF는 3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채모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군 사망 사건 유가족 8명 등 20여 명은 '대통령실·국방부·경찰까지 모두 개입', '채 상병 사망 사건 국정조사, 김진표 의장이 결단하십시오'가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故)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는 "대체 얼마나 많은 아들딸이 죽어야 국회가 나설 것인가. 진실을 밝히는 일이 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이라며 "(군 사망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채 상병 사망 사고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마음을 보탠다.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을 채 상병 부모에게 엄마로서 마음을 나누겠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 등은 3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정진원 수습기자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대통령실 수사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채 상병 사망한 지 200일 정도 시간이 흘렀고, 진실히 하나둘 양파껍질을 까듯 밝혀지고 있다"며 "명백한 수사 개입,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국정 문란 세력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바로 잡는 국정조사를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후 숨진 채 상병과 함께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됐던 해병대 생존장병 어머니들은 직접 탄원문을 낭독한 뒤 국회의장실에 해당 문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탄원문을 읽던 중 마음이 먹먹하다는 듯 가슴을 치며 울음을 터뜨렸고,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울음을 참아내기도 했다.
해병대 생존병사 어머니 A씨는 "우리 아이들이 값싼 구명조끼 하나 없이 들어가도록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왜 무리하게 수색작업을 했는지 알고싶다"며 "벌써 밝혀졌을 일인데 일부러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왜 진실을 덮으려 하나"라고 흐느꼈다.
이어 "정말 존경하는 김진표 국회의장님, 간절하게 탄원합니다. 하루빨리 국정조사를 개시해달라"며 "어제 뉴스를 보니까 검찰도 사건에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경찰도 믿을 수 없고, 정부도 못 믿겠다. 이제 믿을 것은 국회뿐"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