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형 집행 유예 선고를 받은 중국계 호주인 양헝쥔 박사(왼쪽)와 그의 아내. 연합뉴스중국계 호주 작가로 민주화를 지지하는 정치평론가로 활동한 양헝쥔에게 중국 법원이 간첩죄로 사형을 선고했다. 당장 호주 정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 중급 인민법원은 5일 지난 2019년 1월 스파이 행위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 양헝쥔의 혐의를 인정, 2년 집행유예부 사형을 판결했다.
2년 집행유예부 사형은 형이 확정된 뒤 사형집행을 하지 않고 2년 동안 추가 범죄 등 별다른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며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게 되는 선고다.
양헌쥔은 상하이 푸단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 국가안전부과 외교부 등에서 근무하다 호주로 건너가 지난 2002년 시민권을 취득했다.
양헝쥔은 미국과 호주서 스파이 소설 작가로 활동했으며,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주의 개혁을 주장하는 등 정치평론가로도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19년 1월 가족들과 함께 중국 광둥성 광저우를 찾았다가 국가안전국에 의해 강제로 연행 당했고, 같은해 8월 간첩죄로 정식 체포된 뒤 이번에 사형 판결을 받았다.
당장 호주 정부는 자국 시민권자인 양헌쥔에 대한 판결에 반발하고 나섰다. 페니 웡 외교장관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양헌쥔과 그의 가족, 그를 지지해 온 모든 이에게 끔찍한 소식으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중국과 호주간 관계 경색이 우려된다. 양국은 지난 2018년 호주 정부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계기로 몇년간 무역갈등을 겪었지만 지난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