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원 수습기자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광진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 나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총 3명이 다친 가운데, 경찰이 불을 낸 혐의로 원룸 주민을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이날 오전 4시 38분쯤 불이 난 광진구 중곡동의 6층짜리 다가구주택.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찾아본 건물 내부는 1층부터 6층까지 물에 섞인 검은 재가 계단을 타고 흘러내려 엉망진창이었다.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창문은 깨져있는 상태였고, 연기 냄새가 심해 대피했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화재가 난 건물의 건물주 A씨는 "집에 들어온 지 한 달 된 모녀집에서 불이 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서울 광진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광진구 중곡동의 6층짜리 다가구주택 3층에서 불이 났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112명, 장비 27대를 투입해 신고 접수 약 1시간 만인 오전 5시 41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화재가 시작된 3층 방에 살던 주민 A씨는 불이 나자 밖으로 대피한 뒤 인근 편의점에 요청해 "이불에 불이 붙었다"는 취지로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건물 거주자 등 관계인을 조사한 뒤 A씨를 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초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다가 자신이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로 4층 거주민인 20대 여성이 베란다를 통해 뛰어 내려 대피하려다 머리를 크게 다쳤다. 다른 4층 거주민 2명도 연기를 들이마시는 경상을 입었다.
실제로 이 건물 1층 주차장에 주차된 소나타 차량은 앞 범퍼가 잔뜩 찌그러져 있었다. 4층 거주자인 20대 여성이 불길을 피하려다 몸을 던졌다가 이 차 위로 떨어져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건물 관계자 B씨는 "차에 뛰어내려서 굴러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구조 완료된 8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대피했다.
이 불이 시작된 3층 세대 일부가 소실되고 4층 세대 일부는 그을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재산 피해 규모를 6천만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진원 수습기자이 뿐 아니라 주민들이 새벽에 난 불에 놀라 급히 대피하는 등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층 주민 조모씨는 "자다가 여자 소리가 들려서 뛰어나왔다"며 "(타는) 냄새가 나더니 소방차가 와서 (소방 대원들이) 위로 올라가더라"고 말했다.
6층 옥탑방에 거주하는 C씨는 "자고 있었을 때 냄새가 나서 일어나서 나왔는데 2~3분 있다가 갑자기 창문도 깨졌다"며 "연기가 덜 들어오는 공간이 있어서 기다리다가 불이 꺼진 뒤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