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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B컷]"부산남자라 관심 없다"던 조국… 입시비리 이번에도 유죄

법조

    [법정B컷]"부산남자라 관심 없다"던 조국… 입시비리 이번에도 유죄

    편집자 주

    수사보다는 재판을, 법률가들의 자극적인 한 마디 보다 법정 안의 공기를 읽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드립니다. '법정B컷'은 매일 쏟아지는 'A컷' 기사에 다 담지 못한 법정의 장면을 생생히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중요한 재판, 모두가 주목하지만 누구도 포착하지 못한 재판의 하이라이트들을 충실히 보도하겠습니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2019년 우리 사회에 '공정성'이란 화두를 던진, 이른바 '조국사태'. 여론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쪼개졌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와 관련한 의혹은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2024년 2월, 지난한 법정 다툼 끝에 1심에 이은 항소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 대다수를 유죄로 판단하고 조 전 장관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자녀 교육엔 관심 없는 배우자

    선고가 있기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18일 결심공판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날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처음으로 피고인 신문에 응한 날이기도 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선 정 전 교수는 "저희 가족은 다 내려놨다. 아이들도 다 내려놨다"며 입을 뗐습니다. 이날 자신의 아들 조원씨를 '아픈 손가락'으로 명명한 그는 "자녀 교육에 조 전 장관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미 1심에서 조 전 장관의 공모가 인정된 혐의들이었습니다. 조 전 장관도 최후진술에서 자녀 입시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말합니다.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2023.12.18 서울고법 형사 13부, 조국 전 장관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결심공판 中
    ▶정경심 전 교수
    조국은 한국 남자들 중에서도 가장 관심 없는 남자입니다. 일단 부산남자고 대화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아이에 관한 부탁했을 때 항상 원칙주의자여서 도와달라고 하면 부탁하거나 협박까지 해야 도와주는 정도입니다. (중략) 웬만한 건, 제가 처리할 수 있는 건 제가 하자는 게 제 방침이었습니다.

    ▶조국 전 장관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변명 같지만, 교수와 민정수석으로 재직 할 때 당시 집안 경제 사정이나 (자녀의) 대학 진학 문제는 배우자 몫이었습니다. 배우자에게 항상 미안하고, 도움 주지 못해 많은 원망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공직자로서 교수로서 자식들의 대학 진학이 문제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다만 제가 몰랐던 걸 알았다고 할 수 없기에 이점을 살펴주시길 호소합니다.
    정 전 교수가 자녀 입시는 오롯이 본인의 몫이였으며, 조 전 장관은 알지 못했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아들 조원씨의 2017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증명서에 발급과 제출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관여했느냐'는 질문에도"저 사람(조 전 장관)은 관여한 사실이 없다. 그랬으면 제 인생이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입시비리 혐의 줄줄이 유죄…"필요한 역할 분담해"

    그로부터 두 달 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 내내 조 전 장관 부부의 이같은 주장을 모두 물리쳤습니다.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입니다. 피고인석엔 푸른색 넥타이를 맨 조 전 장관이, 그 옆엔 마스크를 쓴 정 전 교수가 함께였습니다. 선고 내내 조 전 장관은 무언가를 쓰기도, 정 전 교수와 얘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날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씨의 한영외국어고등학교 허위 출결부터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부정시험, 고려대·연세대학교 대학원,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정 지원 과정에서의 조 전 장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딸 조민씨의 서울대 의전원 진학 과정과 관련해서도 위조공문서 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앞서 정 전 교수가 자녀 교육에 관심 없는 배우자란 점을 강조하면서, 본인 스스로 했다는 '인턴십 활동 예정증명서' 발급 부분을 보겠습니다. 아들이 해외대학 진학 준비로 학교 수업을 빠져야 하자 출석처리를 위해 인턴 활동 예정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았단 의혹입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부부가 역할을 '분담'해 입시 비리를 저질렀다고 꼬집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2024.02.08 서울고법 형사 13부, 조국 전 장관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 선고 中
    피고인 조국, 정경심이 허위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등을 제출하여 출석을 인정받음으로써 고3 출결관리 업무를 방해한 점도 인정됩니다. 특히 피고인 조국은 조원(아들)의 한영외고 3학년 담임교사에게 제출할 목적임을 알면서 한인섭에게 위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의 발급을 부탁하였고, 피고인 정경심과 조국이 위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등을 조원의 한영외고 3학년 담임교사에게 제출함으로써 업무방해의 고의로 그 실행행위에 필요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이 부분 유죄로 본 원심은 정당합니다.
    그렇게 아들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진학했고, 이번에는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가 아들의 대학 시험 문제풀이에 동원됐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는 판결문에 조금 더 자세히 나타나 있습니다.
    2024.02.08 서울고법 형사 13부, 조국 전 장관 입시비리·감찰무마 재판 판결문 中
    그러나 피고인 조국은 조원에게 이 사건 온라인 시험에서 문제 전송방법, 문제 풀이 순서 등을 지시하고, 그 결과물이 담당 교수에게 그대로 제출될 것임을 알면서 이 사건 업무방해 범행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 풀이를 직접 대신하기도 하였다. 
    가족이 동원된 대학시험, 조 전 장관 아들은 해당 과목에서 A학점을 받았습니다. 1심에서 이 부분 유죄판단을 받은 조 전 장관 측은 재판부 판단을 뒤집기 위해 결심공판에서 맥도널드 교수의 답변서를 제출하기도 했는데요.

    "학문 부정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고도로 추악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두 번의 퀴즈에 대한 부정행위가 형사 기소 됐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범죄행위로 볼 수 없단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맥도널드 교수 답변서의 다른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교수는 강의계획서 등에 이 사건 온라인 시험 응시 시 타인과의 협업을 금지한다고 명시적으로 기재하지는 않았지만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구두로 해당 내용을 고지했을 것 같고, 스터디 그룹을 형성해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시험은 스스로 볼 것으로 예상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아들뿐 아니라 딸의 서울대의전원 입시에도 조 전 장관의 업무방해, 위조공문서행사 등의 혐의는 줄줄이 인정됐습니다.
    2024.02.08 서울고법 형사 13부, 조국 전 장관 입시비리·감찰무마 재판 선고 中
    피고인 조국은 공익인권법센터장 한인섭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하고,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활동 관련 확인서 및 실습수료증을 작성하는 등 조민의 7대 허위 경력 중 일부에 직접 관여하기도 하는 등 피고인 조국이 조민의 허위 경력들을 만들기 위해 정경심과 역할을 분담한 점이 인정됩니다.

    피고인 조국과 정경심은 조민의 서울대 의전원 입시서류가 제출되기 바로 전날인 2013년 6월 16일 함께 자택에 머물면서 각자의 PC를 이용하여 서울대 의전원 자기소개서와 첨부서류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함께 수정했습니다. 이 부분 유죄로 본 원심은 정당합니다

    "'진정한 반성' 없다" 질책…법정구속은 하지 않아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자녀입시 비리 혐의뿐 아니라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 조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법정에서 선고를 읽어 내려가던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2024.02.08 서울고법 형사 13부, 조국 전 장관 입시비리·감찰무마 재판 선고 中
    특히 피고인 조국은, 원심이나 이 법원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거나 그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도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양형기준상 '진지한 반성'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려우므로, 이 법원까지 의미 있는 양형조건의 변경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할 뿐 아니라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뱉는 반성의 말은 '진지한 반성'이 아니라고 본 겁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날 조 전 장관을 법정구속하진 않았습니다. 1심과 같이 징역의 2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도주 우려가 없고,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유·무죄 판단이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법정 구속을 하지 않는 건 '특혜'란 시각이 나옵니다. 일반인이라면 사실상 두 차례의 사실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도 법정구속을 면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흔치 않은 일이란겁니다.

    선고 직후 조 전 장관은 "사실관계와 법리 적용에 동의할 수 없어 대법원의 최종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가칭)조국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신당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연합뉴스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가칭)조국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신당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연합뉴스
    그날로부터 닷새 뒤, 그는 가칭 '조국신당'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무능한 검찰 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는 말과 함께 말이죠. 그날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에도 나섰습니다.

    검찰 역시 대법원 판단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은"'검찰 독재의 횡포', '검찰 독재 정권은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을 가지고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모든 이들을 괴롭히는 데 쓰고 있다'라는 등 근거 없는 악의적 허위 주장을 계속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강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제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에 공모하지 않았다는 조 전 장관의 주장을 어떻게 판단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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