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통령(왼쪽),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놓고 '히틀러'까지 소환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자 베냐민 네타나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개 경고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홀로코스트와 비교는 '레드라인' 넘는 것"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홀로코스트를 하찮은 것으로 만들고, 유대 민족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해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스라엘을 나치와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비교하는 것은 ''레드라인'을 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룰라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19일 브라질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다.
브라질 이스라엘 연맹은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에 대한 비뚤어진 왜곡"이라며 룰라 정부가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 극단적이고 불균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처지와 관련해 "사실, 히틀러가 유대인을 죽이기로 결정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군인 대 군인의 전쟁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군인과 여성·어린이 간의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룰라 "이번 전쟁은 군인 vs 여성·어린이 간의 전쟁"
룰라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 혐의로 제소한 데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급습으로 많은 인명 피해(최소 1200명 사망, 250명 인질)가 발생하자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대규모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3만 이상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또 최근 약 140만명의 피란민이 밀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병력을 투입해 지상전 돌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자 국제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교황청 2인자 "우리 모두 이 대학살에 분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라파에서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반대하며 "포로와 인질 석방을 위해 일시 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은 이미 재앙 수준인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하고 긴급히 필요한 기본적인 지원 제공을 방해할 것"이라고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교황청의 2인자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이스라엘의 방어권 행사는 비례적이어야 한다"며 "가자지구에서 3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확실히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모두 이 대학살에 분노하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역시 지난 15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