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전경. 부산상공회의소 제공2023년 부산지역 신설법인수가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10년 전인 2014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해 지역경제 침체가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0일 2023년 부산지역 신설법인 동향과 지난 10년간의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신설법인은 4495개체로 전년(5759개체) 대비 21.9% 감소했다.
이는 2021년 6779개체로 최고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33.7%나 감소한 수치다.
최근 10년간을 보더라도 2014년 4608개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감소세의 주원인으로는 그동안 지역 신설법인 상승세를 견인했던 부동산과 장비임대업, 건설업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련 법인 신설은 2020년 부동산시장 호황에 힘입어 급증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시장 침체와 금리인상에 따른 거래절벽 여파로 창업이 급감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710개체와 1246개체로 지역 전체 신설법인의 25.2%, 21.6%를 차지했던 부동산임대업은 지난해 660개체로 반토막 나면서 비중도 14.7%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업종 전체로 보더라도 고물가·고금리 등 3고 현상 장기화와 내수 침체 그리고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창업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거의 모든 업종에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등 주력업종의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 줄어 가장 낮은 감소 폭을 보였으며, 서비스업도 소비활성화 정책 효과로 관광, 스포츠, 여가 관련 업종 창업이 늘며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낮았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비중이 전체 27.4%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통업(23.9%), 부동산 및 장비임대업(14.7%), 제조업(13.8%), 건설업(8.8%), 정보통신업(5.8%), 운수업(4.0%), 기타(1.6%)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해운대구(15.4%)에서 가장 많은 신설법인이 설립됐고, 강서구(11.6%), 부산진구(9.6%)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집적된 지역으로 산업간 연계와 비즈니스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창업시장 활기도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12월중 신설법인은 345개체가 설립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했다.
서비스업종의 경우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과 함께 기대를 걸었지만, 기대 만큼 유커 유입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신설법인은 지역 창업시장과 서민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데, 코로나 영향이 종식된 지난해 성적이 10년 전 보다 낮게 나온 것은 지역경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봐야한다"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경제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다양한 현안들이 지역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