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이뤄진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와 대리인인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왼쪽)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현직 검사로는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 소추된 안동완(53·사법연수원 32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 측이 첫 정식 변론에서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20일 안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날 헌재에서 열린 탄핵 심판 첫 변론에서 안 검사 측 이동흡 변호사는 "고위 공직자에 의한 헌법 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려는 탄핵소추의 본질을 벗어나 오로지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탄핵소추위원(국회) 측이 탄핵소추 발의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검사는 무죄가 확정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지난 2014년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간첩 증거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에 방청인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검찰은 유우성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이 재판에 제출한 증거서류 등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위조 증거 논란이 일어난 직후 검찰은 2014년 5월 해당 증거를 철회하면서 동시에 유우성 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혐의는 검찰이 이미 4년 전 기소유예 처분했던 혐의여서 '보복 기소'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대법원도 2021년 10월 이 기소를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보고 공소 기각 판결했다.
이날 안 검사 측은 "항소심 판결은 막연히 어떠한 의도가 보인다고 했지만 그 의도가 무엇인지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채 공소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며 "대법원도 구체적 판시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 검사도 "이른바 보복기소라는 청구인 측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청구인 측이 주장하는 어떠한 목적이나 의도가 없었음을 확인해 저와 검찰의 명예를 회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법 절차를 준수하며 신속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판단받기 위한 목적으로 기소한 것을 심급 간 결론을 달리했다는 이유로 탄핵 사유라고 하면 어느 검사가 소신 있게 사건을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추권자인 국회 측 대리인으로 나선 김유정 변호사는 "피청구인은 검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직무인 공소권 행사와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청구인의 법률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해악이 심각하고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이익은 매우 크지만 국가적 손실은 매우 미미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테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간첩 증거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가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이 열리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안 검사에 대한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탄핵 소추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검사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전직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씨도 재판을 방청했다.
유씨는 "간첩 조작이 밝혀졌을 때 검사들은 오히려 옛날에 있었던 사건을 꺼내서 저를 더 괴롭히고 결국 공소권을 남용해 7년 넘게 재판을 더 받게 됐다"며 "이번 기회에 검사가 합당한 처벌을 받아서 좋은 선례가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