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제공 대구 지역 시민단체가 지방의회의 의정비 졸속 인상 추진을 규탄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21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의 졸속적인 의정비 인상을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악화된 재정 상황과 지방의원들의 잇따른 일탈 등을 비춰볼 때 의정활동비 인상의 합당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의정활동비 지급 상한액이 오르면서 대구시의회를 비롯한 대구 기초의회들은 상한액 인상 관련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지방의원의 충실한 의정활동을 돕고 유능한 인재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시행령 취지다.
그러나 연대회의는 "국세 감소로 인한 교부세 감소 등 재정 상황 악화, 청년인구 유출, 집행부 견제와 감시 부실과 지방의원 일탈 등을 볼 때 지방의회들이 일시에 의정활동비를 한도액까지 인상하는 것은 민생을 외면한 일종의 담합이자 몰염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의원들의 의정비는 월정수당, 의정활동비, 여비로 구성되며 직무활동에 대해 지급되는 월정수당은 21년간 고정된 의정활동비와 달리 지속적으로 인상됐다.
대구시의회의 경우 2024년 개인당 의정비는 월정수당이 연 41,688,720원(월 3,474,060원), 의정활동비 연 18,000,000원(월 1,500,000원)을 합쳐 59,688,720원이다.
이번에 의정활동비가 월 200만 원으로 증액되면 대구시의회 의원의 개인당 의정비는 65,688,720원으로 증가한다.
이외에도 개인당 의정운영공통경비 연 722만 원과 의원정책개발비 500만 원, 교섭단체 활동비 2,400만 원에 의장 업무추진비 월 491만 원, 부의장 각 월 245만 원, 예결산특별위원장 월 152만 원, 상임위원장 연 1억 1,151만 원, 교섭단체 대표의원 업무추진비로 연 1,240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여기에 해외연수 개인당 390만 원 등을 합치면 적지 않은 세금이 의정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지출되고 있다.
연대회의는 "경기 침체와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 상황은 악화되고 인구는 감소하며 집행부 견제와 정책 경쟁은 미비해 사실상 의정활동비를 인상할 명분은 사라졌다"며 "무리하게 의정활동비를 일괄 인상한다면 시민의 강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지방의회마다 의정비가 다르고 특히 적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평가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지방의회 개혁 과제는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대구는 줄서기가 어느 지역보다 횡행해 전문성과 역량 등 자질미달의 의원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공청회나 여론조사, 의정비심의위원가 요식 행위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며 지방의회별로 당당히 이유를 시민들에게 밝히고 동의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시민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정치행위자이자 정책행위자로 공론장의 주체이지 관이 밀어붙이는 요식행위 행정의 객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의 각 자치단체들은 의정비심의위원회를 열어 대구시의원 의정활동비를 월 150만 원에서 200만 원(보조활동비 50만 원 포함) 이내, 기초의회는 월 110만 원에서 150만 원(보조활동비 30만 원 포함) 이내로 인상해 의결했다.
이에 따라 22일 대구시 공청회를 시작으로 23일 군위군, 26일 북구, 28일 중구, 29일 서구와 남구, 내달 5일에는 수성구와 달성군이 공청회를 열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며 동구는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