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전공의 집단사직 등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29일까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와 준다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라며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주길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체 의료계에 다시 한번 대화를 제안하면서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의사 집단행동을 접고, 대표성 있는 대화 창구를 마련해 대화 일정을 제안해 주면 화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를 대표할 만한 구심점이 없는 데다, 정부와 의료계 간 중재를 자처한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회장인 김종일 회장과 비대위원장인 정진행 교수가 전날 동반 사퇴하면서 대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퇴 이유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서 중재를 하겠다고 했지만 강대강 대치 국면에서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꼈다"며 "새로운 방법을 갖고 계신 다른 분에게 의견을 구하고 2기를 출범하는 게 어떻겠느냐 하고 어제 대면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연합뉴스그러면서 지난 23일 박민수 차관과의 비공개 회동 이후에 해결의지가 있는지 실망감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위원장은 "정부에서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협박과 초헌법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박 차관이 이런 해결 의지를 관철해 낼 수 있는 입장이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전날 정 전 위원장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도 소속 교수들도 동의하지 않은 개인 행보라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정부와 의사단체 간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추가 움직임이 없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당시 성명을 내고 "현 의료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뿐만 아니라 의사단체 등과도 대화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