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날보다 22.03포인트(0.83%) 내린 2,625.05로 마감됐다. 연합뉴스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 차원에서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27일 전 거래일 대비 22.03포인트(0.83%) 하락한 2625.05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60억 원, 1673억 원어치를 순매수 했지만 기관은 50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업종별로는 보험(-1.62%), 금융업(-0.56%) 등 '밸류업' 기대가 집중됐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대표 업종이 2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정부는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궈왔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 계획을 전날 발표했지만 한껏 부풀어 오른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가 기업 가치 개선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 계획을 수립해 일 년에 한 번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해당 프로그램의 골자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프로그램의 성패가 달린 만큼 이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세제 지원책 등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알맹이가 빠졌다"는 혹평이 나온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과도했던 시장의 정책 기대가 당분간 완화되면서 그 효과가 증시에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발표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정도로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장은 최근 상승에 따른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당 정책을 적극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의 '밸류업 열기'가 완전히 식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주주환원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 필요성이 정부 발표를 계기로 부각됐기 때문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거치면서 그 열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 시즌은 역대급으로 주주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다. 주주가치가 높은 종목군들이 이 시기에 우선적으로 주목 받을 전망"이라며 현재 증시 상황을 "주주환원 가능성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전개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와 관련해 "저평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 제안 증가가 예상된다"며 "프로그램 참여 및 계획 등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의결권 행사 시 국내 기업의 주주 의견 수용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