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부산에서 발생한 조모 살해사건은 20대 남매가 사전에 계획한 범행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20대 여성을 추가로 구속 송치한 뒤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의심 정황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지난 19일 A(20대·남)씨를 구속 송치한 데 이어 친누나 B(20대·여)씨도 같은 혐의로 29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설 연휴인 지난 9일 부산의 한 빌라에서 친할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친누나 B씨가 범행에 공모한 정황을 포착한 뒤 수사 끝에 이날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앞서 A씨는 지난 9일 밤 "할머니가 넘어져 다쳤다"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소방이 출동했을 당시 C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후 C씨의 몸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되는가 하면, 집안에는 다툰 흔적도 드러나면서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사건 다음 날인 10일 A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경기도에 살며 평소 왕래가 없었던 A씨가 왜 갑자기 C씨 자택을 방문했는지 등을 추궁한 끝에 A씨로부터 "할머니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취지의 자백을 받아냈다. 범행 이유에 대해 A씨는 "할머니의 잦은 욕설과 심한 간섭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이후 보강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충남에 사는 친누나 B씨가 범행에 공모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남매는 범행 전 전화를 주고받으며 범행 계획을 의논하고 당일에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씨가 지적장애가 있는 A씨를 가스라이팅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B씨를 평소 잘 따르고 의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소 C씨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후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후 대질 조사를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공모 관계를 밝힐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