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제공국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넉 달간의 '공전'을 딛고 후보 2명을 선정했다. 앞서 선정된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법무법인 금성) 변호사에 이어, 이날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이명순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추천하면서다. 두 후보 모두 정부·여당 측 추천 인사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10분가량 진행된 8차 회의에서는 총 세 명의 후보를 놓고 세 차례의 투표가 이뤄졌다.
우선 이날 새롭게 추천된 후보로는 이 변호사와 임복규(연수원 20기)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분석심의위원이 있었다. 임 위원은 판사 출신으로, 법원행정처 측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다른 후보로는 김태규(연수원 28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있었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여당 측 추천 인사로, 저서에서 공수처 출범을 비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지만, 앞서 4표를 받아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우선 1차 투표에선 세 명의 후보 중 김 부위원장이 최저 득표해 컷오프됐다. 이어 2차 투표에선 이 변호사가 4표, 임 변호사가 3표를 받았다. 기준치인 5표가 나오지 않아 재차 진행한 3차 투표에선 결국 이 변호사가 5표, 임 변호사가 2표를 받으면서 최종 추천 후보가 가려진 것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정부여당 추천 2명(박윤해 법무법인 백송 변호사, 이호선 국민대 교수) △야권 추천 2명(이상갑 공감파트너스 변호사, 이창민 법률사무소 창덕 대표변호사)이다.
공수처장 후보는 정부·여당과 야권, 행정처 또는 대한변협이 추천할 수 있다. 이렇게 추천된 후보를 놓고 표결해 위원 7명 중 5명의 동의를 받은 최종 후보 2명을 추린다. 이 중 대통령이 지명하는 1명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처장이 되는 방식이다.
이에 정부·여당 추천 인사인 이 변호사와 행정처 추천 인사인 임 변호사를 가른 마지막 한 표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깐깐하게 후보 심사를 맡아온 천 행정처장이 길어지는 공수처 지휘부 공백 등을 고려해 신속한 후보 추천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애초 여권 측 후보에 부정적 기류였지만, 수장 공백 장기화에 부담을 느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출범한 국회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넉 달을 공전한 끝에 이날 가까스로 최종 후보를 선정, 임무를 다하게 됐다. 앞서 야권 추천 위원이었던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총선 출마로 추가 공전이 예상됐으나, 전날 이창민 변호사가 추천되면서 정족수를 채웠다.
이로써 공수처의 처·차장 공백 사태도 일단락 될 전망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20일과 28일 각각 임기를 마친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퇴임 이후 김선규 수사1부장과 송창진 수사2부장의 처·차장 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아울러 김 부장도 개인 비위로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지휘부 공백 우려가 더 커져 온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