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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파묘' 장재현 감독 '묘벤져스' 4인방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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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파묘' 장재현 감독 '묘벤져스' 4인방을 말하다

    핵심요약

    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 <하>
    '파묘'에 대한 궁금증에 답하다 - 캐릭터와 퍼포먼스 편

    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 ㈜쇼박스 제공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 ㈜쇼박스 제공※ 스포일러 주의
     
    장재현 감독의 새로운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가 공개된 후 이른바 '묘벤져스'라는 단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영화 속 풍수사 상덕(최민식),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속인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팀을 이뤄 '험한 것'에 대항하는 일종의 팀업 무비 형식을 딴 '파묘'를 마블의 대표적인 팀업 무비 '어벤져스'에 빗댄 것이다.
     
    그만큼 '파묘' 속 네 명의 인물은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캐릭터가 뚜렷하고,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관계성이 흥미롭다. 여기에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로 모여 의뢰받은 묘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고, '험한 것'의 위협으로부터 누군가를 지키는 모습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장재현 감독은 상덕, 영근, 화림, 봉길 역으로 각각 내로라하는 충무로 대표 배우인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을 캐스팅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들의 연기는 예고편에서부터 화제를 모으며 예비 관객들을 일찌감치 '파묘'로 끌어들였다. 특히 최민식이 '투잡' 걱정을 할 정도로 무당으로 변신한 김고은의 대살굿 장면은 '파묘'의 시그니처 장면으로 자리잡았다.
     
    장 감독이 네 배우와 '파묘'를 함께하며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또 영화 속 대살굿을 비롯한 무속 퍼포먼스는 어떻게 완성됐을까. 다음은 이에 관한 이야기다. 이번 편은 인터뷰를 중심으로 기자간담회 등의 내용을 더했다.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그리고 이도현

     
    ▷ 그동안 오컬트 영화에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배우 최민식은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일단 장의사와 풍수사가 이제는 거의 없어지는 직업이다. 다 나이가 많으시고, 실제로 만나면 꼬장꼬장하다. 그러면 우리나라 배우 몇 명이 생각나겠나?(웃음) 동시에 난 최민식 배우의 영화를 보면서 늘 그의 겁에 질린 표정을 찍고 싶었다. 300척의 왜함이 밀려와도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사람을 썰어도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사람인데, 겁에 질린 표정을 찍고 싶었다.
     
    ▷ 상덕과 영근의 티키타카도 상당히 좋았다.
     
    유해진 배우는 적재적소에 좋은 표현을 더해 기존의 캐릭터를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줘서 작품에 굉장한 도움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영안실에서 촬영할 때 유해진 배우가 몸이 으슬으슬하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촬영 감독도 아팠고, 스태프들도 다들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그런데 무속 자문하는 선생님께서 '저리가!'라고 하셨고, 그 다음날부터 이상하게 아픈 사람들이 없어졌다.
     
    ▷ 상덕과 영근에 비해 무속인 화림과 봉길은 젊은 세대다.
     
    실제로 무속인 중 전성기가 30, 40대인 사람이 많다. 그리고 잘나가는 무속인은 젊고 화려하다. 또 요즘 보면 유튜브에 무속 콘텐츠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힙하게 표현된 거 같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꼰대 같은 장인들에게 의존할 때는 의존하고, 서로 티격태격하고, 그러면서도 어린아이를 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땅의 의미를 찾는다. 그렇게 캐릭터적으로 세대를 연결하고 싶었다.

    영화 '파묘' 캐릭터 포스터. ㈜쇼박스 제공영화 '파묘' 캐릭터 포스터. ㈜쇼박스 제공 
    ▷ 화림 역 김고은은 예고편 공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최민식이 투잡 뛰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김고은 배우가 얼마나 프로냐면, 극 중 경문을 읊는 건 그냥 하는 것도 사실 어렵다. 무속인 특유의 뉘앙스와 허스키함도 있다. 되게 어려운 단어들이 입에서 줄줄 나와야 하는데, 작은 디테일은 물론 그 뉘앙스까지 가져가려는데,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멋진 배우다. 난 김고은 배우가 세계적인 배우가 될 거라고 본다. 그리고 전성기가 이제부터 시작할 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다 밑밥이었다. 대한민국에 김고은 같은 배우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 상덕과 영근 못지않게 돋보이는 게 화림과 봉길의 관계다. 이도현이 연기한 봉길의 경우 몸에 독특한 문신이 있다.
     
    '사바하' 때 친했던 무속인 중 한 분이 실제 야구선수를 하다가 무병이 온 분이었다.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온몸에 글씨로 문신하고, 지금은 무속인 길을 걷는 분이 있다. 이도현 배우의 경우 그분을 모델 삼았다.
     
    이도현 배우는 언어, 몸짓, 표정 등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아주 거뜬하게 소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도현 배우는 나이와 경력에 비해 연기 스킬이 굉장히 뛰어나더라. 극 중 일본어 대사를 어감까지 준비해 왔다. 이도현 배우가 제 몫을 다했다.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 

    '파묘' 속 세 가지 무속 퍼포먼스

     
    ▷ 극 중 무당들이 읊는 경문, 혼 부르기 등은 실제 무당들이 사용하는 것인가? 무당인 화림과 봉길의 무속 행위 대부분이 실제인지 궁금하다.
     
    먼저 대살굿은 실제 존재하는 굿이다. 우리를 도와주신 무속인 선생님들에게 최대한 협조를 구해서 고은씨와 도현씨는 굉장히 많은 굿 현장에 같이 갔다. 둘 다 교회 다니는데…. (웃음) 같이 열심히 배우고 했다.
     
    영화에 크게 세 가지 무속 퍼포먼스가 나온다. 굿 신을 찍을 때도 목적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퍼포먼스 대살굿은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몸주신(어떤 무당에게 처음으로 내려 영력을 준 신)을 자기 몸에 넣어야 한다. 자기가 먼저 변신해야 한다. 그게 무속인의 첫 번째 퍼포먼스다. 자기가 변신했나 안 했나 확인하기 위해 칼로 몸을 긋는 것이다. 그다음에 남을 보호하는 살을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피를 먹는 건 자기 몸에 온 신에게 비타민을 제공하는 퍼포먼스다. 다 이유가 있다.
     
    '혼 부르기'는 돌아다니는 혼을 영안실로 다시 부르는 퍼포먼스고, 세 번째 퍼포먼스는 봉길을 앞에 두고 무속인 세 명이 하는 거다. 일종의 '도깨비 놀이'라고 숨어 있는 영혼을 속여서 필요한 정보를 알아내는 제주도 굿이다. '배추도사 무도사'를 보면 나온다. 연극을 하면서 귀신을 안심시키고 필요한 정보를 물어본다는 목적성이 있다.

    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영화 '파묘' 스틸컷. ㈜쇼박스 제공
    ▷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도 그렇고, 영화에 계속 초자연적인 것들이 등장하고 있다. 어떻게 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나?
     
    나도 교회를 다닌다. 사람과 의리와 정을 말하는 곳은 나한테 있어서는 교회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가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하나. 이 사람이 쓸모 있냐 없냐, 얼마냐가 중요하다. 난 교회든 절이든 성당이든 어디든,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게 너무 과하면 미신이 되지만, 사람에게 진짜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난 신은 교회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도 새벽기도 가는 우리 엄마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걸 점점 잃어가고 있어서 그거에 대한 반항심이 있는 거 같다.
     
    그래서 내 영화는 어둡지만은 않다. 조금 희망이 있다. 보기와 다르게 내가 그런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호러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그런 걸 어떡하나. 내가 신라면보다 진라면을 더 좋아하는데…. (웃음) 내가 좀 그렇다.
     
    ▷ 그동안 계속 오컬트 장르의 영화를 해왔는데, 오컬트 내지 공포를 배제하고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로테스크함은 있을 거 같다. 베를린에서 한 외국 기자를 만났는데, 내 영화를 다 봤다더라. 그 기자가 "당신은 호러 영화 감독이 아니다. 당신은 그로테스크한 신비주의자"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러고 보니 내가 신비로운 걸 좋아하는 거 같더라. '험한 것'도 내가 신비롭게 찍고 싶었나 보더라. 그래서 나무랑 이야기하는 장면도 그런 식으로 찍었다. 신비로움, 그중에서도 그로테스크함을 좋아하지 않나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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