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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美버지니아, 지지후보에게도 '쓴소리'낸 유권자들

미국/중남미

    [르포]美버지니아, 지지후보에게도 '쓴소리'낸 유권자들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프라이머리 투표소의 모습. 최철 기자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프라이머리 투표소의 모습. 최철 기자
    '슈퍼 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오전 미 버지니아주 페어펙스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 마련된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들이 투표에 임하는 태도도 사뭇 진지해 보였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각 후보에 대한 인식차는 컸지만,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쓴소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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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했다고 밝힌 데이비드씨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 같냐'는 질문에 "솔직히 잘 모르지만,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이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기 때문에 그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줄 것 같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데이비드씨는 "양당을 하나로 묶어내는 즉 서로 다른 양쪽을 소통시킬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투표 용지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원인 사이먼 키씨(흑인·70대)도 "내 생각에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며 "그가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 상황에서 바이든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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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표를 줬다고 밝힌 한 60대 여성은 "헤일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보지 않지만, 지금 미국은 너무나 분열돼 있기 때문에 양당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온건한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물론 열성 당원들도 있었다. 
     
    알렉스씨(남·30대)는 "요즘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금 공화당도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번에 반드시 대통령직을 되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밥씨는 "만약 바이든이 된다면 이 나라는 죽은거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앤 테너슨씨(여·70대)는 "이번 대선에서는 정직하고, 믿음직스럽고, 미국을 사랑하고,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 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사람은 "트럼프의 실체가 드러나면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 붕괴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당적을 따로 묻지 않아도 될만큼 소신이 명확했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현재 미국이 직면한 문제로 불법 이민과 경제 문제를 가장 먼저 꼽았다. 
     
    어떤 이는 "합법적으로 태어난 미국인들보다 불법이민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민 문제가 현재 통제 불능이기 때문에 법을 더 강력하게 집행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권자들은 "모든 가격이 올라서 경제가 끔찍하다", "정부 지출이 너무 많아 재정 적자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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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유지'키로 한 결정에 대해서는 공화당원들은 대체로 '옳은 판단'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일부 민주당원은 "나같으면 트럼프를 투표용지에서 떼어냈겠지만, 유권자의 권리를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만약 대법원에서 그를 제거했다면, 사람들은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느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에도 대법원이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투표소의 모습. 최철 기자미 버지니아주 프라이머리 투표소의 모습. 최철 기자
    한편 올 11월 미 대선에 나갈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민주·공화 양당의 경선이 이날 미 15개주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경선에는 각당의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전체 대의원의 1/3이 걸려있어 '슈퍼 화요일'이란 별칭이 붙었다. 
     
    민주당은 이날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등 14개 주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미국령 사모아에서 코커스(당원대회)를 각각 진행한다. 지난 1월 아이오와주에서 우편 투표로 진행한 코커스 결과도 이날 공개한다.
     
    공화당도 이날 콜로라도, 메인, 매사추세츠 등 13곳에서 프라이머리를 열고 알래스카와 유타 2곳에서는 코커스를 실시한다.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이날 선거가 끝나면 미국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간 '재대결'이 확정되면서 이후 8개월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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