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낭독공연 장면.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은 오는 15~16일(총 3회) '창작공감: 희곡' 입체낭독공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지난해 국립극단 '창작공감: 희곡'에 투고된 134편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중 이용훈 작가의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포함한 4편이 낭독회로 관객을 만났고 4편 가운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을 입체낭독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입체낭독공연은 지난해 선보인 낭독회에 조명, 음향, 무대, 의상을 더할 예정이다.
이용훈 작가는 2018년 한국작가회의가 주최·주관하는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이 작가의 연극 무대 데뷔작이다.
작품은 공사 현장의 철거 노동자로 일하는 극 중 인물 '고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작가는 실제로 건설 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잡부 때로는 물류창고 상하차 일을 하며 희곡과 시를 쓴다는 이 작가는 시집을 구매하러 찾은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희곡집 '베르나르 알바의 집'을 읽고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이 작가의 구체적 경험에서 발화한 삶의 기록과도 같은 작품이다. 작품의 등장인물 '고윤호'는 철거 노동자로 낡은 구옥을 해체하는 일을 한다. 구옥을 해체하는 중 윤호에게 양아버지와도 같은 존재 '백두영'이 쓰러져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에 내려앉은 가슴을 안은 윤호 곁에 함께 일하는 '반장'과 베트남에서 건너온 외국인 노동자 '쯔엉'이 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노동 현장의 실상과 노동하는 삶의 실체를 생생하고도 무심하게, 담담히 서사한다. 작품은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하지만 노동 현실을 직면해 비판하지도, 비극적으로 인식하지도 않는다. 시어와 같은 아름다운 단어들로 그저 들려줄 뿐이다.
'창작공감: 희곡'의 윤성호, 이경미 운영위원은 "노동자의 독백인 일인극과 진술 자체로서 희곡을 구성해 연극의 특징 중 하나인 재현을 가로막는 대신 새로운 연극성이라는 그릇을 요구하는 작품"이라며 "노동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목소리가 필요한 때에 노동 최일선의 목소리를 담은 독백을 만나 반갑다"고 전했다.
'나는 형제에게 전화를 거네' '나선은하' '죽음의 집'의 윤성호가 연출한다. 선착순 무료 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다. 15일 공연 이후에는 윤성호 연출이 관객과 함께하는 예술가의 대화를 진행한다.
국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