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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공동현관 출입했어도 '주거 평온' 깼다면 주거침입"

법조

    대법 "공동현관 출입했어도 '주거 평온' 깼다면 주거침입"

    핵심요약

    "공동현관, 사생활 보호 필요…외부인 일반적 허용 안 돼"
    1심, 벌금 500만원→2심, 무죄→대법 "다시 심리해야"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개방된 다세대주책 공동현관에 아무런 제지 없이 출입했더라도 피해자 주거 공간의 사실상 평온 상태를 해쳤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5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공동현관은 거주자들의 확장된 주거 공간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며 "사생활 및 주거 평온 보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곳이므로 외부인의 출입이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건물에 경비원이나 도어락 등 잠금장치 등은 없었지만, 해당 건물의 거주자들이나 관리자는 폐쇄회로(CC)TV의 설치나 기둥 벽면의 '외부차량 주차금지' 등의 문구를 통해 주차장 및 이와 연결된 다세대주택 건물 일체에 대한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통제·관리한다는 취지를 대외적으로 표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헤어진 전 여자친구(피해자)의 사적 대화 등을 몰래 녹음하거나 현관문에 피해자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걸어놓으려는 의도 등으로 밤 9시~10시경에 공동현관, 계단을 통해 피해자의 현관문 앞까지 들어갔다"며 "이러한 행동을 전후로 심한 욕설이나 성희롱적 언사가 포함된 메시지도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동, 피해자의 의사와 행동, 주거 공간의 무단출입에 관한 사회 통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21년 6월 피해자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기 위해 피해자가 사는 다세대주택 2층에 올라가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해 7월 피해자 집 현관문에 '게임은 시작되었다'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걸어 놓거나 사진을 올려놓는 등 두 차례 더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1심은 A씨의 주거침입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다세대주택 공동현관에 도어락이 설치되지 않았고, 외형적으로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통제·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주자의 주거 평온상태를 해친 '침입'이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주거침입죄의 '침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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