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 20일 오전 주재한 제19차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복지부 제공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이탈한 지 딱 한 달이 되는 20일, 정부는
응급의료기관 대부분이 정상 운영되는 등 비상진료체계가 차질 없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단체 사직을 의결한 의대 교수들은 집단행동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복귀를 함께 설득해야 한다며, 의료계가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오전 조규홍 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중증·응급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는 지난 주(3.11.~3.15.) 일평균 입원환자 대비 2.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7215명으로 집계됐다.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3천여 명으로 평시와 유사한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응급의료기관은 전체 408곳 중 97%인 396곳이 병상 축소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본은 민간 대형병원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공공의료기관과 군(軍) 병원 응급실도 큰 변동 없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진료 지연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국민들의 협조와 의료현장에 남은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중수본은 의대 증원 배분계획 발표를 앞두고 의사 확충을 포함한 의료개혁 방안 이행상황도 점검했다. 정책들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의료계와의 소통방안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을 두고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조속히 환자의 곁으로 복귀하길 바란다"며, 교수들을 향해
'현장을 지키며 전공의들이 복귀하도록 함께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는 의료계와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 의사들이 집단행동이 아닌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개혁 과제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조 본부장은 지난 18일 수도권 5대 대형병원인 '빅5' 병원장들을 만난 데 이어 전날에는 국립대병원장 간담회를 갖고 비상진료체계의 철저한 이행을 당부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역할 강화 등 '바람직한 의료체계 구축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꾸준히 수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병원장, 학회, 의료계 원로, 교수, 전공의 등 각계와의 공식·비공식 소통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포럼에 참석해 최근 의료 대란과 관련한 개혁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조 본부장은 "보다 나은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국민을 위한 정부의 과업으로서 의료개혁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제42대 회장 선거에 들어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8시 정부의 의대정원 배정 결과를 토대로 온라인 회의를 열 예정이다.
대학별 증원 수치가 발표되면
'2천 명 확대'가 사실상 확정되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최후의 대응수단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글을 통해 "어제(18일)는 대전과 전주에서, 오늘(19일)은 부산과 대구에서, 충청도·전라도·경상도 지역 전공의와 의대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내일(20일)은 서울에서 의협, 전의교협 선생님들을 만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협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상
지난 18일 기준 응답한 98개 병원 전공의 9929명 중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308명(3.1%)로 확인된다"며 "일부 오차는 있겠지만 1주일 전 근무인원이 303명이었던 것으로 미뤄 큰 변화는 없다"고 부연했다.
박 위원장은 "여기저기 흩날리는 말들은 많지만 전공의와 학생은 정적이다"라며 "내일은 춘분(春分)이다. 낮이 차차 길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19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공의에 대한 집단행동 교사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과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등 5명이 출마한
의협 차기회장은 '강경파'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18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박 회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정당한 투쟁에서 발생하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경찰과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도 흔들림 없이 (의사 증원 등) 저지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