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캡처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이 미국과 유럽의 잇따른 중국산 전기차 제재 조치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전기차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지난 1~2월 유럽연합(EU) 행 전기차 수출 대수가 7만 5626대로 전년 동기(9만 4102대) 대비 20% 가까이 줄었고 보도했다.
수출량 감소로 지난 2020년과 2021년 중국 전체 전기차 수출량의 53%와 54%를 각각 차지했던 EU의 수출비중은 이제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전기차 수출도 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대미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 수출도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한때 중국산 리튬 배터리의 최대 구매국이었다.
그 결과 지난 1~2월 중국 전기차 전체 수출은 24만 82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지만, 수출액은 13% 줄었다. 리튬 배터리 수출도 10%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15% 감소했다.
이는 미국과 EU의 중국산 전기차 제재 조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연말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들을 연방 세액 공제 형태의 보조금 대상에서 배제했다.
EU도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지급된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또, 프랑스 정부는 녹색산업법을 도입해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중국산을 제외했다.
특히, 이같은 중국산 전기차 제재 조치는 앞으로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천즈우 홍콩대 금융학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경쟁에서 처지게 될 것이고 일부 전기차 업체는 쫓겨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에 중국 당국과 전기차 업체들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게 SCMP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한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나 늘었다. 인도네시아, 일본으로의 수출도 각각 7배, 2배 늘었고, 중앙아시아도 2.3배 증가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약 1407만대였고, 이 가운데 중국산이 약 60%(841만대)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의 양왕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으로선 전기차 수출 강화로 국내 시장의 과잉 생산을 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