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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韓기업의 줄타기와 美기업의 광폭행보

칼럼

    [칼럼]韓기업의 줄타기와 美기업의 광폭행보

    핵심요약

    애플금지령 속 팀 쿡 회장, 중국 아이돌과 딤섬 조찬
    상하이 세계 두 번째 규모 애플 매장 개장
    마이크론 CEO '중국 투자 확대 방침'
    미국 기업, 정부·의회와 별개처럼 행보
    한국 기업인,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 유일 참석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대하는 방식 달라

    팀 쿡 '애플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장 중요' 강조
    중국발전 포럼에 미국CEO 34명 참석
    미국 거대 반도체 기업 수장들 포함
    중국, 반간첩법 등 비우호적 정책 시행
    시진핑, 사회주의 기본으로 회귀 움직임
    외국 기업 활동 제약 우려속 미국CEO 광폭행보 주목
    시진핑, 미국 재계 인사들과 별도 회동 예정
    한국 기업, 미·중사이에서 줄타기
    미국 기업들의 광폭행보가 생경해

    중국 배우 정카이와 만난 애플 팀쿡 회장. 웨이보 캡처중국 배우 정카이와 만난 애플 팀쿡 회장. 웨이보 캡처
    애플의 팀 쿡 회장은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에 참석에 앞서 일찌감치 중국을 찾았다.
     
    20일 상하이에서 중국의 아이돌 배우 정카이와 만나 산책을 한 뒤 딤섬으로 아침 식사까지 함께했다.
     
    중국 아이돌과 애플 회장의 만남은 중국인들의 관심과 환호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팀 쿡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1일엔 상하이 징안사 광장 애플 매장 개장식에 참석해 매장 문을 직접 열어 제치는 오프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애플 중국 매장 개장식에 참석한 팀쿡 회장. 연합뉴스애플 중국 매장 개장식에 참석한 팀쿡 회장. 연합뉴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애플 매장 개장식을 앞두고 중국내 애플 매니아 들이 전날 밤부터 매장 앞에서 장사진을 이루며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뛰어들어가는 현상)을 준비했다.
     
    팀 쿡은 현지 언론에 "애플의 공급망에 있어서 중국만큼 중요한 곳은 없다"고 중국을 치켜세웠다.
     
    팀 쿡의 행보는 지난해 가을, 중국 당국의 공무원 애플 사용 금지령에 대한 중국 달래기 차원이다.
     
    올해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에는 전 세계에서 82명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 기업 CEO가 34명이다. 지난해 미국 기업 CEO가 23명이었는데 올해는 크게 확대됐다.
     
    애플의 팀 쿡 외에도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AMD의 리사 수 등 미국 거대 반도체 기업의 수장들이 포함돼있다.
     
    마이크론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도 중국 상무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법규를 엄격히 준수할 것이고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마이크론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 연합뉴스발언하는 마이크론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 연합뉴스
    중국 발전고위급 포럼은 본래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중국투자를 유치하려는 의도로 중국 당국이 매년 봄 열어오고 있다.
     
    하지만 외국자본 유치에 나서면서도 한편으론 시진핑 주석과 중국공산당이 보여주는 일련의 정책들은 퇴행적이다.
     
    중국당국은 지난해 7월 자의적 잣대를 들이밀 여지가 상당한 '반간첩법'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는 양회를 앞두고 '데이터보안법'과 '국가기밀보호법'까지 강화하면서 외국인과 외국 기업들의 중국내 활동이 크게 제약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대국굴기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자신의 꿈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또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보다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기본정신으로 회귀하려는 색깔을 곳곳에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
    분배와 평등을 강조하는 공동부유론이 대표적이고 헝다와 완다, 비구이위안 등 한계상황에 몰린 중국 부동산 기업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그렇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올해 포럼에 참석한 미국 기업 CEO들의 행보에선 거대한 중국 시장을 여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가 읽힌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미국 기업인들과 만찬을 함께 하던 날
    미·중 간 치열한 갈등 상황이란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미국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고, 미국 기업인들은 입장하는 시 주석을 향해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노골적인 정책과 조치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은 전혀 별개처럼 행보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포럼이 끝난 다음날인 27일,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 스티븐 올린스 회장 등 미국 재계 인사들과 별도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 팀쿡 애플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상무장관 예방한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 연합뉴스중국 상무장관 예방한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 연합뉴스
    이번 중국 포럼에 참석한 한국 기업인으로는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이 유일하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학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때문에 공을 들여온 삼성 이재용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은 불참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의 만남을 전하면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생산 거점이자 판매 시장 중 하나이고 중국 내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란 곽 사장의 발언을 주요하게 다뤘다.
     
    중국 투자를 확대해 달라는 중국 정부의 요청에 긍정 반응한 것처럼 해석했다.
     
    서슬퍼런 미국의 압박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는 중국의 간절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한국 기업들의 모습은 이미 익숙하다.
     
    반면 중국 배제론의 본산이면서도 정부·의회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중국을 대하고, 다루는 미국기업 CEO들의 광폭 행보는 너무나 생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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