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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커브만큼은 피하자" 부상으로 고생한 에이스, MVP로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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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징 커브만큼은 피하자" 부상으로 고생한 에이스, MVP로 해피 엔딩

    정지석. 한국배구연맹정지석.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토종 에이스' 정지석(29·195cm)이 시즌 초 부진을 딛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됐다.

    대한항공은 2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 대 2(27-25 16-25 21-25 25-20 15-13)로 제압했다. 5전 3승제 챔피언 결정전을 3경기 만에 끝내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사상 첫 통합 4연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20-2021시즌부터 4년 연속 정규 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휩쓸었다.

    챔피언 결정전 MVP(최우수 선수)는 정지석의 몫이었다. 정지석은 기자단 투표 31표 중 22표를 획득, 임동혁(4표)과 막심(3표), 곽승석, 한선수(이상 1표) 등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정지석은 "시즌 초에는 안 좋았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면서 "OK금융그룹도 한 번 앞서 갈 수 있었지만 우리에게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행운의 여신이 우리 편이 되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정지석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 후 부상으로 정규 리그를 뒤늦게 시작했다. 올 시즌 24경기 출전에 그쳤고, 경기당 평균 8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펄펄 날며 대한항공의 비상을 이끌었다.

    그는 "부상으로 인해 스타트가 늦어서 시즌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들어갔다"면서 "모두 전쟁 중인데 '나 혼자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미친 듯이 하고 있는데 난 천천히 몸을 올릴 생각만 해서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징 커브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에이스인 만큼 너무 힘들 것 같았다"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를 악물고 버틴 정지석은 결국 이날 블로킹 2개와 서브 1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18점에 공격 성공률 50%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1차전에서는 31점에 공격 성공률 67.65%, 2차전에서는 10점에 공격 성공률 50%으로 활약했다.

    MVP를 수상한 정지석은 내심 후배인 임동혁의 상을 빼앗은 느낌이 들었다. 임동혁이 입대를 앞둔 만큼 MVP를 받길 바랐던 모양이다. 그는 "임동혁을 위한 무대였지만, 내가 뺏은 것 같다. 동혁이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동혁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이에 정지석은 "팬들은 든든하실 거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씨익 웃었다.

    다음 시즌은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없이 치러야 한다. 하지만 정지석은 "(임)동혁이가 없을 때까지 잘 지키고 있어야겠다"면서 "팀에서 나이가 중간급인 만큼 후배들에게 좋은 자극을 줘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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