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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해진의 '까치구멍집'…영남대 민속촌이었네

대구

    배우 유해진의 '까치구멍집'…영남대 민속촌이었네

    핵심요약

    안동댐 수몰지 가옥 옮겨 민속촌 조성
    대학 측 "2만평 규모 민속촌은 동양최대"
    민속촌의 시작은 문화인류학 교수의 현장조사
    입소문 타고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애용

    민속촌 내 까치구멍집의 전경. 이재기 기자 민속촌 내 까치구멍집의 전경. 이재기 기자 
    "까치구멍집을 아시나요? 한국에서 제일 규모가 큰 까치구멍집은 영남대(경북 경산)에 가면 볼 수 있어요" 영남대 민속촌 얘기다.
     
    국내 대학캠퍼스 가운데서는 드물게 교정에 대규모 민속촌을 조성해 지역 주민들에게 관광과 힐링공간으로 제공하고, 때로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들이 찾아들어 영상콘텐츠를 찍어가기도 하는 곳, 그 곳의 민속 건물 중 하나가 '까치구멍집'이다.
     
    영남대 민속촌 최경호 학예사는 3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학교 내 민속촌 안에 까치구멍집이 1채가 이전 복원돼 있는데, 까치구멍집은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초가로 사랑채와 안채가 따로 떨어져 있고 안채의 용마루 양쪽 끝부분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경북북부지역에 있던 초가가 영남대 교정으로 옮겨진 이유는 조선시대 마을의 정형을 복원한다는 민속촌 조성 취지를 반영해 1975년 대학구내로 이전 복원됐다. 20세기 중반부터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까치구멍집, 요즘은 민속촌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희귀건축물이다.
     
    까치구멍집의 특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용마루 아래에 구멍을 낸 것인데 이는 혹한에서 견뎌야 하는 북부지역 기후적 특성을 감안, 안채에 '안방과 부엌, 외양간'까지 한꺼번에 배치해 집을 짓다보니 자연히 축사의 악취나 부엌의 연기가 주거공간으로 스며드는 걸 방지하기 위한 용도다. 뚫어 놓은 구멍이 마치 까치둥지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까치구멍집이다.
     
    민속촌 안 까치구멍집은 영양 남씨가 모여 살던 안동시 월곡면 도목동에 있던 집을 옮겨 놓은 것이다.
     
    영남대 민속촌으로 이전 건립된 전통한옥. 이재기 기자 영남대 민속촌으로 이전 건립된 전통한옥. 이재기 기자 
    경산시 한 문화재 위원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까치구멍집 가운데 규모가 제일 크고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 앞으로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경산시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까치구멍집을 포함해 건물 6채를 경산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안동댐 수몰지 가옥 옮겨 민속촌 조성


    영남대 민속촌에는 모두 7채의 전통 한옥과 초가(까치구멍집)가 이전 설립돼 있는 학원내의 전통문화지대다. 영남대의 캠퍼스 규모가 80만여평으로 넓어 민속촌 조성 여력이 컸던 데 더해 이 학교 문화인류학과가 안동댐 조성 당시 현장조사 용역을 시행한 것이 민속촌 조성의 시작점이었다.
     
    최경호 민속촌 학예사는 "안동댐 건설로 인해 수몰지역 일대에 대한 학술용역조사를 추진했던 고(故) 김택규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수몰지내 건축물을 옮겨와서 민속촌을 만들자'고 당시 총장에게 제안해 민속촌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민속촌 경내 7채의 건물은 200~300년된 건물을 일일이 해체해서 부재들을 이전,재건조한 것으로 모두가 문화재급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통 한옥의 내부 모습. 이재기 기자전통 한옥의 내부 모습. 이재기 기자
    2만평 규모의 민속촌은 전통한옥과 이를 둘러싼 솔밭, 초가, 벼를 키우는 마을 중간의 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영남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대학 캠퍼스 안에 2만평 부지에 전통 공간을 만든 곳이 드물다. 2만평 민속촌은 동양최대 규모로 영남대의 자랑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옥 가운데는 화산서당과 의인정사(宜仁精舍)가 눈에 띤다. 의인정사는 조선 성리학의 기둥 퇴계 이황의 후손인 이중철이 1887년에 지은 집인데, 집이 소재한 마을의 이름 '의인마을'의 이름을 따서 의인정사로 명명했다고 한다. 화산서당은 최근인 2009년에 옮겨온 경우다. 칠곡군 석적읍에 있던 이 집이 문화재로 지정돼 주변 땅의 활용이 제한을 받게 되자 영남대와 협의해 이전을 추진했다.
     
    민속촌 내부에 조성된 논. 지난해 가을 벼를 추수한 흔적이 보인다. 이재기 기자 민속촌 내부에 조성된 논. 지난해 가을 벼를 추수한 흔적이 보인다. 이재기 기자 
    영남대는 알려진 것처럼 대학 캠퍼스 규모면에서 서울대와 1,2위를 다툴 정도로 국내 대학 가운데서는 최대 규모의 캠퍼스를 보유했다. 전체 면적이 80만평을 넘는다고 한다. 캠퍼스 조성 초기만해도 황량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지만 수 십년 세월이 흐르면서 학교내에 많은 나무가 식재되고 곳곳에 예술성을 고려한 조형물까지 다채롭게 배치되면서 지역의 관광 핫 스팟으로 부상했다.
     
    특히나 산수유를 시작으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갖은 봄꽃들이 만개한 요즘은 드넓은 캠퍼스가 상춘객들로 북적인다. 학교를 찾는 경산이나 대구시민들은 방문한 김에 영남대 민속촌까지 패키지로 둘러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입소문 타고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


    잘 꾸며진 민속촌의 존재가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져나가자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는 방송업계에서도 촬영지로 낙점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최근 영남대 민속촌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상 콘텐츠 가운데는 유해진 주연의 '적과의 동침'이 대표적인다. 최경호 학예사는 "까치구멍집 일대가 적과의 동침 주 촬영지로 사용됐고 연기자 유해진의 극중 거처가 그 초가"라고 말했다.
     
    이외에 민속촌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상물은 한 방송사의 고려거란전쟁과 혼례대첩 등이 있고 '말할 수 없는 비밀'도 이 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나 드라마가 촬영된 시점은 2023년 전후다. 지역 방송국들의 영상콘텐츠 다수도 이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자들이 이 곳을 단골 촬영지로 선택하는 이유는 '민속촌 내부에서 주변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배경을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 라고 한다.
     
    벚꽃이 만개한 캠퍼스 길을 따라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벚꽃이 만개한 캠퍼스 길을 따라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를 자주 찾는 한 동문은 "봄꽃이 피는 요즘 영남대 캠퍼스에도 벚꽃이 만개한데다 광활한 캠퍼스 곳곳에 볼거리도 많아 캠퍼스가 어느때보다 아름다운 때"라며 "처음 찾는 사람들은 엄청난 크기에 놀라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넓은 곳에 볼 것 많은 곳이 영남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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