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지시간)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약 1년 동안 16개국을 거쳐 1만6천㎞를 달리는 데 성공한 러스 쿡(27)의 모습. 연합뉴스"조금 피곤하네요. 하지만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자선기금 모금을 목표로 352일 동안 아프리카 16개국을 거치며 1만6천㎞ 이상을 달린 영국 출신 마라톤 선수 러스 쿡(27)은 완주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쿡은 지난해 4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남단 케이프 아굴라스에서 출발해 이날 최종 목적지인 튀니지 최북단 라스 안젤라 해안가에 도착했다.
아프리카 남부에서 북아프리카까지 종단한 건 쿡이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는 마라톤 코스(42.195㎞)를 376번 완주한 것과 맞먹는 것이다.
'프로젝트 아프리카'로 명명된 쿡의 이번 도전은 노숙인, 난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선기금을 모으기 위해 시작됐다.
이전부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영국 런던까지 달리기를 하는 등 여러 '극한 도전'에 임해왔던 쿡은 이번 횡단으로 세계 곳곳에서 60만 파운드(약 10억3천만원) 이상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이 돈은 노숙 청소년을 돕는 단체 '러닝 채리티'와 난민이 된 서사하라 원주민을 위한 기구 '샌드블라스트'에 전달될 예정이다.
완주를 마친 쿡은 바다에 몸을 담그며 "조금 피곤하다"면서 해변에서 딸기 칵테일을 마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도 그는 "352일 동안 길에서 지내며 가족과 여자친구를 보지 못했다"며 "몸은 몹시 아프지만 하루만 더 버티면 되니 불평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달리는 내내 의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열대우림과 산맥을 가로지르고 사하라 사막에 각종 분쟁 지역까지 횡단하면서 여러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마체테를 든 남성에게 붙잡혔고 앙골라에서는 총기 강도를 당해 돈과 여권, 장비를 도난당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허리 통증으로 달리기를 일시 중단해야 했고 알제리에서는 입국 비자 문제로 한동안 발이 묶였다.
그래도 쿡은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가치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달리기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영광"이라며 "방문한 모든 나라에서 사랑과 친절로 우리를 환영해준 놀라운 사람들을 만났다. 인간의 정신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