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의대생 집단유급 마지노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의대 증원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개강을 연기하거나 휴강 중인 의과대학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에서 수업거부를 하고 있어 집단 유급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의 수업 현황을 파악한 결과, 예과 2학년~본과 4학년 중 1개 학년이라도 수업을 하고 있는 곳은 경북대와 경희대 등 총 16개교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대학은 가천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분교, 서울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림대, 한양대 등 16개교다.
1학기 학사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경우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수업일수는 매 학년도 30주 이상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2주를 단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학가에서는 학교별, 학년별로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이달 중하순을 '개강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수업 방식은 대면, 실시간 온라인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혼합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은 "각 대학들이 수업중단으로 학생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수업을 재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고, 일부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시작된 수업은 점차 많은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24개 대학들은 순차적으로 수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15일에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건국대 분교, 건양대, 경상국립대, 계명대,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부산대, 성균관대, 연세대 분교, 울산대, 원광대, 전남대, 조선대 등 16개 대학이 수업을 재개한다.
22일에는 강원대, 고신대, 아주대, 을지대, 차의과대 등 5곳이, 29일에는 인하대와 중앙대가 추가로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순천향대는 수업재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예과 1학년의 경우 교양수업 비중이 높은 특성 등을 고려해 교육부가 수업 진행 현황을 별도로 파악한 결과, 39개 대학 중 24개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의과대학은 의전원만 있어 제외됐다.
24곳은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건국대 분교, 경북대, 경상국립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고신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연세대 분교, 영남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림대, 한양대 등이다.
이에 비해 가톨릭대, 강원대, 건양대,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분교, 동아대, 부산대, 순천향대, 울산대, 원광대, 인하대, 전남대, 조선대, 중앙대 등 15곳은 예과 1학년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본과 3~4학년의 경우 대부분 실습수업이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등 수업을 재개한 의대에서도 대다수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에서 수업거부를 하고 있다.
가천대는 이달 1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가천대 관계자는 전날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안 듣고 있다"고 밝혔다.
수업이 재개된 이후에도 학생들이 수업에 불참하면 집단 유급이 현실화할 수 있다.
대부분 의대에서는 학칙을 통해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학점을 매기고 있으며, 의대생은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한편, 전날 기준 40개 의대의 유효한 휴학 신청자는 2개교 2명이었다. 이에 따라 2월 19일 이후 '유효한' 휴학 신청은 전체 의대생(1만 8793명)의 55.2%인 1만 377건으로 늘었다.
휴학 허가는 4개교 4명이고,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8개 대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