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일대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박수영 당선인의 당선사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혜민 기자 4·10 총선 개표 결과 부산은 국민의힘이 선거구 18곳 가운데 17곳을 휩쓴 반면, 전국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겨우 1석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민들은 "예상 밖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절반으로 갈린 지도를 보며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총선 다음 날인 11일 오후 부산 남구 한 거리. 선거구 합구로 현역 의원간 '단두대 매치'가 펼쳐지면서 총선 기간 동안 거리 곳곳에 내걸렸던 정당별 현수막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국민의힘 박수영 당선인의 당선사례 현수막만이 나부꼈다.
국민의힘 부산 후보들은 이번 총선에서 북구갑을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남구와 사하구갑 등 기존 의석마저 잃으면서 단 1석을 차지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부산시민들은 정권 심판 정서가 강하게 반영된 전국 선거 판세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입장이 확연히 엇갈렸다.
공인중개사 이모(60대·남)씨는 "부산에서는 여당 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와서 당황스럽다. 3~4석 정도는 민주당에서 충분히 가져갈 줄 알았다"면서 "특히 연제구에서 야당 단일 후보가 된 진보당 노정현 후보는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했다. 사하구갑 최인호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 여야 모두 잘한 건 없지만, 윤 정권에 불만이 커 야당 표가 좀 더 나왔으면 했는데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민주당 찍었다는 주변 사람들도 결과에 다 나자빠졌다"며 "선거 후반으로 가면서 민주당 후보 몇몇의 막말 논란이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부산 남구 대연동 일대에 걸렸던 정당 현수막. 김혜민 기자
반면 남구에서 20년간 살았다는 주민 정모(70대·남)씨는 "결과적으로는 1석만 민주당에 내어줬지만 (국민의힘) 득표율이 7~80%까지 가야 하는데 비등비등하게 받았기 때문에 부산에서의 결과도 내심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못하는 게 있어도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국적인 선거 결과에 많이 아쉬웠다. 출구조사 보고는 저녁에 밥맛이 뚝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좌와 우가 반으로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갈린 결과를 보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주민 윤모(70대·여)씨는 "뉴스 보니 대한민국이 한쪽은 완전히 새파랗고 한쪽은 완전히 빨갰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그래도 한민족인데 확연히 갈린 게 마음 아팠다. 균형 있게 섞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40대·여)씨는 "선거 결과를 못 챙겨봤는데 부산에서 1석만 민주당이 가져갔냐"고 놀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크다 보니 야당이 좀 더 선전할 줄 알았는데 부산은 워낙 보수 표심이 강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