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남성들이 케이블타이를 사전에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남성 2명은 지난 9일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케이블타이를 들고 들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실제 사건 현장에서는 CCTV에 찍힌 케이블타이보다 훨씬 많은 케이블타이와 입을 막는데 쓴 청테이프가 발견됐다.
숨진 여성들은 케이블타이로 손과 목이 결박돼 있었다. 경찰은 사인도 케이블타이로 인한 목 졸림인 점으로 미뤄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피해 여성을 유인하는 등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여성 1명의 팔에서는 약 3cm 깊이, 길이 9cm의 베인 상처도 발견됐다. 범행 현장에서는 객실 주방 선반에 비치된 식칼 2개가 침대 옆 탁자에 놓여 있었다.
경찰은 시신 주변에 눈에 보이는 혈흔의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볼 때 살해 후 시신에 상처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식칼을 범행에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조사를 의뢰했다.
숨진 여성 A씨는 고양시에 거주하며 남성 중 1명과 아는 지인 사이로 파악됐다. 경찰은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숨진 여성 A씨와 이름을 부르며 대화하는 내용을 찾았다.
또 다른 여성 B씨는 남성 1명이 텔레그램 공개 채널에 올린 구인 글을 보고 연락해 "8일 오후 10시까지 호텔로 오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구인 글은 성매매나 범죄와 관련이 없는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로 볼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없어진 여성들 휴대전화, 남성들이 외부에 버렸을 가능성 높아
연합뉴스친구 사이인 남성들은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 등 약물 사용과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여성들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CCTV에서는 여성들이 객실에 들어갈 때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남성들이 지난 8일부터 호텔 방에서 드나들 때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밖에 버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찾고 있으며 남성들의 휴대전화에 대해 포렌식 분석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쯤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결박된 채 숨진 여성 2명을 발견했다. 숨진 여성 중 한 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남성들은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이 호텔 객실까지 찾아온 뒤 투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