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중동 정세 불안과 원/달러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2% 넘게 하락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원·달러 환율이 고금리 유지 전망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 등으로 16일 장 중 한때 1400원을 돌파했다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1394원대에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400.24원을 기록해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고점을 끌어올렸다. 장중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2022년 11월 7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특히 역사적으로는 △1997~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광폭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졌던 2022년 하반기 등 3차례에 불과하다.
외환당국이 이날 오후 2시 55분쯤 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해 전 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에 장을 마쳤다.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의 물리적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달러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발표된 3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 속에 '강달러' 현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국내은행 리스크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올해 자금조달 계획을 재점검하고 선제적인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 등을 통해 대외 리스크에 대비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악재가 겹친 주식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중 한때 2601.45까지 하락하며 2600선에 근접했지만, 오후 들어 다소 회복하면서 전장보다 2.28% 하락한 2609.63에 장을 마감했다.
한때 7만 94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68% 하락한 8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기관이 1728억 원 규모를 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072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8만 전자'에 턱걸이했다.